하반기를 시작하는 7월장이 열렸다. 어느 시인은 '내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읊었다. 청포도는 땡볕과 장마를 잘 견디고 난 뒤에야 탐스럽게 익는다. 또 청포도가 익은 뒤에야 먹포도가 익는다. 과일에도 제철이 있듯이 모든 일에는 절차와 순서가 있게 마련이다. 그동안 맥을 추지 못하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이른바 '빅3'가 오랜만에 힘을 썼다. 미국 월스트리트에 감도는 생기를 반영하듯 외국인도 모처럼 '사자'에 나섰다. 청포도가 익기 위해선 아직 좀 더 많은 자양분이 필요한 게 분명하다. 하지만 탐스런 청포도가 익을 것 같은 기대감을 안겨주는 7월 첫장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