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재즈가수 나윤선(32)씨가 첫 앨범 '리플레'(소니)를 내놓고 활동을 본격화한다.


그는 국내보다 유럽에서 더 인기가 높은 만큼 활동 무대도 국내가 아닌 프랑서에서 먼저 마련된다.


프랑스 각지의 재즈축제와 재즈클럽으로부터 초청받아 4일 출국,오는 10일부터 8월 중순까지 순회공연을 갖는다.


'반느''마르세유''마시악''마르네''리무주' 등 5개 재즈축제에 한국가수로는 유일하게 초청됐고 '툴루주재즈클럽' 등 10여개 클럽에서도 공연할 계획이다.


나씨는 재즈가수지만 허스키한 저음이 아니라 고음의 미성으로 메조소프라노나 뮤지컬가수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지난 94년 김민기 연출의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서 주인공 선녀역을 맡았고 환경음악극 '오션월드'와 뮤지컬 '번데기' 등에도 출연했다.


그러나 나씨는 '대본없는' 재즈의 자유로움과 즉흥성에 매료돼 지난 95년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본격적으로 재즈를 배웠다.


파리에 있는 재즈스쿨 'CIM'에서 재즈보컬을 3년간 공부한 후 그 학교에서 1년간 동양인 최초로 강사를 역임했다.


유학 중인 1999년 생모재즈콩쿠르에서 대상을 받는 등 각종 재즈콩쿠르에서 수차례 입상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귀국한 뒤 동아방송대 수원여대 등지에서 재즈보컬의 이론과 테크닉을 강의하고 있다.


나씨는 "유럽재즈와 미국재즈는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유럽재즈에 민속음악과 클래식적 요소가 좀 더 강하게 녹아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녹음이 완료된 음반 '리플레'는 수준높은 재즈곡들이 고난도의 기교로 담겨있다.


수록곡은 자작곡 '블루사이드' 및 프랑스 작곡가 프레데릭 실베스트르의 '친구를 위한 발라드' 등 신곡과 기존노래를 합쳐 12곡.


'초우'와 '친구를 위한 발라드'만 한국어 노랫말이고 나머지는 모두 영어와 프랑스어 곡이다.


평론가 김진묵씨는 "호소력이 짙은 나씨의 보컬은 엘라 피츠제럴드의 강렬한 스윙에,캐롤 키드의 섬세한 감성,화려한 테크닉까지 갖추고 있다"며 "수준 높은 재즈앨범을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이 생겼다"고 평했다.


이 앨범은 조만간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발매될 예정이다.


나씨는 "재즈는 어디로 갈지,누구를 만날지 모르고 떠나는 자유로운 여행길 같다"며 "시작과 끝은 분명히 있지만 중간 과정이 즉흥으로 채워지는 재즈의 자유로움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재즈 외에도 남미음악이나 동유럽 민속음악,뮤지컬 등에도 관심이 많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살릴 수 있는 무대라면 어디든지 기꺼이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씨는 프랑스에서 돌아오는 대로 국내에서 방송 출연과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정식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