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의 공동 투자회사인 한화와 대림 두 회사간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준용 대림 회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화측을 비난한 데 이어 신문 광고를 통해 김승연 한화 회장까지 거론하며 한화를 또다시 자극했다. 한화는 공식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딴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대림은 3일자 일부 신문에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명의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께 드리는 공개 호소문'이란 광고를 통해 '노조 스스로 아무 소리 없이 정상화한다는데 딴지 걸지 맙시다. 한화측이 주장하는 어떠한 이면 합의나 국법의 굴절 같은 것은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 여천NCC의 회장님(김승연 회장)이 해외출장중이셨던 지지난 주일 대림측은 너무나 자주 딴지를 당하고 이리 끌리고 저리 끌리고 했습니다.꼭 한번 시간을 주셔서 만나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화측은 '회사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마당에 신문 광고까지 내며 동업자에 흠집을 내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박종석 한화 부회장이 지난달 17일과 22일 대림 이 회장의 기자회견을 전후해 여러 차례 이 회장을 직접 만나 경위를 듣고 법과 원칙에 따라 파업을 수습해야 한다는 한화측 기존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김 회장이 이 회장을 못 만날 이유가 없으나 여천NCC의 파업 수습은 전문경영인인 이상철 여천NCC 공동대표(한화측)에게 일임해놓은 상태"라며 두 회장간 회동에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처럼 여천NCC의 공동출자사인 대림산업과 한화석유화학측이 이 회사 노조와의 협상 문제를 놓고 감정 싸움까지 벌임에 따라 재계는 파업 34일만에 어렵게 사태 수습국면에 들어간 여천NCC가 또다시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