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 조흥 외환은행 등 11개 시중은행들이 부실기업 여신의 출자전환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가 반토막나면서 1조6천3백39억원의 투자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선 부실기업 대거 매각 등이 조기에 성사될 가능성이 극히 낮아 투자손실은 은행들의 자기자본에 직접 반영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경우 은행 경영평가의 핵심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에 타격을 주게 돼 은행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11개 시중은행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부실기업들의 총 주식 규모는 3조7천7백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지난 6월 말 현재 시가로 환산할 경우 2조1천4백34억원에 불과해 평균 43.3%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별로는 순자산가치가 낮은 대한주택보증(2천8백억여원) 등에 출자전환을 단행한 주택은행의 손실률이 77.1%로 가장 높았고 현대건설 대우조선 등의 주식을 갖고 있는 한빛은행이 25.3%로 가장 낮았다. 이같은 은행손실은 경기침체 등으로 해당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고 주가도 바닥권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출자전환이 기업회생보다는 부실기업의 부도에 따른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차원에서 이뤄지면서 조기매각 등을 통한 출자금 회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탓도 크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