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IT)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긴 조정을 거친 대형통신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주가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실적개선 없이 과거의 미인주들이 무분별하게 솟아오르는 분위기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기술주내에서도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가차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가입자수 증가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통신서비스업종은 그동안 조정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살아나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반면 올들어 시장을 선도했던 솔루션및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실적악화에 주가의 발목이 잡혀 조정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횡보장세가 예상되지만 시장내부를 들여다보면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별화가 이미 시작됐다며 실적이 우량한 기술주의 저점매수를 노려볼만하다고 진단했다. ◇기술주 차별화=이번 약세장이 이전의 조정과정과 다른 점은 기술주들의 무분별한 동반상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증권 시황분석가들은 진단했다. 과거의 미인주라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순히 '낙폭과대'를 재료로 주가가 치솟던 '묻지마 투자'가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1주일 이상 조정을 거친 뒤 최근 상승장을 이끈 업종은 KFT LG텔레콤 등 상반기 실적이 호전된 통신서비스종목이었다. 지난달 27일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나고 기관의 사자가 몰린 KTF는 7% 이상 올라 지수상승률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LG텔레콤도 18%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올초 선도주로 각광을 받던 보안업체와 솔루션및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주가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보안업체중 대표적 실적주인 퓨쳐시스템은 지난달 27일 이후 주가가 10% 이상 상승하며 보안업체의 선두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장미디어와 싸이버텍홀딩스는 같은 기간 등락을 거듭하며 상승폭이 5% 이하에 그쳤다. 교보증권 최성호 과장은 "고점대비 과대낙폭은 더 이상 재료로 볼수 없다"며 "낙폭과대 논리보다는 펀더멘털을 투자의 잣대로 활용하려는 시장참여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투자전략=최근 시장의 움직임은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격매수보다는 조정시 성장형 IT주와 실적호전주,장기추세가 살아있는 종목의 저가매수를 권했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상승여부는 이번주 발표될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상승세를 장세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이기엔 힘들지만 실적이 탄탄한 기술주들의 저가매수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