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엑스(www.dreamx.net) 영화채널PD인 김영은(29)과장은 늘 영화에 파묻혀 산다. 학창시절에도 그는 영화광이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엔 영화를 볼 시간이 줄었지만 아직도 일주일에 4~5편의 영화를 접하며 산다. 그는 영화채널PD로서 일주일 내내 유명 영화 사이트 운영자나 판권사업자들을 만나고 다닌다. 드림엑스가 허브사이트인 만큼 그의 관심은 온통 "어떤 영화를 어떤 방식으로 사이트에 올려야 하나"에 쏠려 있다. "예전에는 괜찮은 영화를 골라 사이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그만이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달라요. 네티즌에게 보여주는 방식이 중요해졌어요. 친구들끼리 모여 히히닥거리며 보는 경우,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는 경우 등 인터넷영화에도 커뮤니티 개념이 도입되고 있거든요" 김 과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유료 사이트인만큼 영화는 "돈이 되어야" 한다. 드림엑스의 콘텐츠 매출에서 그가 코디네이팅을 하는 영화채널은 단연 수익 선두주자.지난 5월 총매출(10억원)의 37%를 유료영화 서비스가 차지했다. 네티즌들의 요구에 조금만 미흡해도 금세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영화 선정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김 과장은 "올 여름에는 무협영화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0대에서 중장년층까지 두루 좋아하는 장르라서 유료 이용자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과장이 지난해 이 분야에 뛰어들었던 것은 인터넷마케팅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96년 CJ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후 줄곧 해외마케팅부서에서 일했다. 그러다가 야후 다음 같은 포털업체들이 인터넷마케팅을 통해 성장하는 것으로 보고 인터넷 매체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는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은 참으로 역동적이다"고 설명했다. 활동분야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지만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 김 과장은 CJ가 미국 드림웍스와 제휴,본격적으로 영화사업을 시작하던 초기부터 "아메리칸 뷰티"의 국내 마케팅까지 맡아서 했다. 그때의 경험이 IT분야에서도 적지 않게 도움이 되고 있다. 김 과장은 "30대까지는 미친듯이 일에 매달리고 40대에는 평소 꿈꿔왔던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영화광인 그가 가슴 한켠에 화가의 꿈을 접어두었던 모양이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