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벤처요? 저희는 '텃새'랍니다 .. 이승표 <보익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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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래 단 한명의 퇴사자도 없는 회사"
커뮤니케이션 서버및 단말기 개발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보익스(www.voix.co.kr) 직원들의 애사심은 대한민국 1위라 부를만 하다.
벤처의 특성상 이직이 다반사이지만 이 회사는 창업 이후 직원이 40명으로 늘어나서도 아직 한명의 이탈자가 없다.
직원들은 하나같이 "보익스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만큼 기술력과 제품의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보익스 직원들의 애사심은 이승표(38)사장에서 비롯된다.
이 사장은 직원들에게 "천사표"로 불린다.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달리 직원들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보통이 아니다.
그는 "자신보다는 회사를,회사보다는 직원을 아끼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보익스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컴덱스 2000" 전시회를 잊을 수 없다.
이 사장은 당시 창업한지 1년도 안된 햇병아리 벤처였지만 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당시 18명의 전 직원을 컴덱스로 데려갔다.
선진 기술에 대한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보익스가 1년간 밤잠 안자고 개발한 제품도 가져갔다.
직원 모두가 허름한 호텔을 잡고 1주일간 합숙하며 컴덱스에 참가했다.
대부분이 첫 해외출장길이어서 전시 행사 진행은 서툴렀지만 촌음을 아껴가며 바이어 잡기에 매달렸다.
그 결과 노트북PC와 일반전화,인터넷폰 기능을 통합한 통신 단말기 "IP-스테이션"이 호평을 받았다.
귀국길 공항까지 쫓아와 계약하자는 바이어도 있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이 사장이 보익스를 세운 것은 지난해 2월.삼성전자와 로커스의 데이터및 통신 네트워크 개발분야에서 10여년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창업을 결행했다.
창업 당시 주목한 분야는 음성데이터통합 기술로 떠오른 VoIP였다.
데이터 네트워크와 통신(음성)네트워크가 결국은 VoIP로 통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먼저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 모 업체에서 발주한 프로젝트도 맡게 돼 운도 맞아떨어졌다.
3명의 창업 멤버와 함께 사설교환기에 VoIP 게이트웨이 기능을 접목한 대용량 교환시스템인 UIS(Unified Information Switch)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음성은 물론 팩스,e메일 등 여러 통신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이미 군수용 입찰에서 대기업을 제치고 공급권을 따냈다.
이 사장은 단말기 개발에도 나섰다.
VoIP통합 단말기 "IP-스테이션"을 비롯해 CDMA 모듈을 내장한 모바일 스테이션 등 2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인 것.
"IP-스테이션"은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과 음성전화를 동시에 쓸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실버타운이나 교육시설 등 특정 커뮤니티 중심으로 상당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익스는 이미 서울과 부산의 개인택시에 무선 동영상광고 단말기용으로 모바일 스테이션을 공급키로 계약을 맺었다.
이 사장은 "지난 1년반동안 연구개발에 몰두한 결과가 내년부터 본격 나타날 것"이라며 "플랫폼 제품으로만 한해 수백억원대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