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골프] 거꾸로 가는 프로골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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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자프로골퍼들은 요즘 대회가 없어 죽을 맛이다.
여자는 올 들어 8개 대회를 치렀지만 남자대회는 고작 4개에 그쳤다.
주변에서 '불쌍하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그런데도 남자프로골퍼들의 모임인 한국프로골프협회는 대회수를 늘리기는커녕 예정된 대회마저 취소시키려 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협회는 최근 지역 유지들이 돈을 모아 개최하려던 호남오픈대회를 상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퇴짜'를 놓고 있다.
호남오픈은 당초 시즌 개막전으로 치를 계획이었다가 스폰서가 없어 취소됐던 대회.
이후 뜻을 같이 하는 스폰서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금해 어렵사리 이달 말로 개최일정을 다시 잡았다.
그러나 협회는 상금액을 올리지 않을 경우 대회를 열 수 없다고 억지를 부렸다.
호남오픈 스폰서측은 모금한 액수가 3억원이 채 안돼 경비를 빼고 총상금을 1억5천만원으로 하자고 협회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협회측은 총상금 2억원 미만으로는 대회를 열 수 없다는 자체 규정을 들어 거부의사를 밝혔다.
물론 협회 입장에서는 선수들에게 좀 더 많은 상금을 주기 위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 저것 가릴 상황이 아니다.
선수들로서는 대회가 하나라도 더 생겨야 수입이 늘고 출전경험도 쌓을 수 있다.
협회가 대회를 열겠다는 스폰서에게 최대한 지원은 못해줄망정 무리한 규정을 고집한다면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남자프로골프계의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