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安堅작품 眞僞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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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한 신문에 안견(安堅)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개인소장의 '고잔도장축도(古棧道長軸圖)'가 공개돼 진위논쟁에 불을 지피더니,최근엔 재야 미술사가 한사람이 '몽유도원도만이 안견의 진작'이라고 주장해온 미술사학자 안휘준 교수를 정면 공격하는 '진짜가짜의 진실'이란 책을 내놓아 또한번의 '안견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전문감정가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학계의 몇몇 미술사학자와 특정 고미술상인들,그리고 일부 재야 미술사가들이 감정을 맞고 있다.
거래현장에서 고미술품을 실제로 접하고 있는 고미술상이나 재야 사가들은 경험이 풍부한 장점이 있는 반면 전문지식이 모자라 가끔 엉뚱한 감정으로 물의를 빚기도 한다.
학자 역시 이론에만 집착해 종종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첨단기기를 이용한 과학적 감식보다는 육안으로 감을 잡는 재래식 감식방법에도 문제는 있다.
고미술협회가 운영하는 감정기구가 있지만 어느정도 공신력을 갖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문과 감정은 별개의 문제라 해도 궁극적으로는 학자가 진위감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 우리 실정이다.
안 교수의 연구결과로는 '몽유도원도' 외에 안견의 작품으로 전칭돼 오는 것은 20여점에 이른다.
대부분 국립중앙박물관에 있고 간송미술관 서울대박물관,일본의 태화문화관에도 소장돼 있다.
'고잔도장축도'를 공개한 개인도 1점을 갖고 있다.
안 교수는 이 전칭작품들이 안견파에는 속하지만 대부분 시대가 뒤지거나 안견의 화풍과 다른 것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 안견화풍의 영향은 일본 무로마치시대의 수묵화에까지 영향을 주어 일본에도 같은 화풍의 작품이 확인된다는 것이다.
전칭 안견작품과 화풍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재야의 도전에 안 교수가 어떻게 이론적으로 대응해갈지 궁금하다.
때마침 소장자도 오는 8월 서울 인사동에서 작품을 공개 전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고잔도장축도'를 언제,어디서 입수했는지 그 경로도 투명하게 밝혔으면 좋겠다.
음성거래는 진위의혹을 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