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 거래소 거래량이 지난 2일의 연중최소 기록을 경신했다. 4일 거래소에서는 시간외거래분까지 합쳐 1억9,556만주가 손을 옮기는데 그쳐 지난해 5월 22일 1억7,662만주를 기록한 이래 처음으로 2억주를 밑돌았다. 증시에 방향성을 제시할만한 모멘텀이 제공되지 않아 향후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적극적인 매매가담을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독립기념일로 뉴욕증시가 휴장하면서 외국인 마저 관망세를 나타내자 매매주문은 급격히 감소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난상토론 끝에 경기둔화 우려 등을 들어 콜금리를 5.00%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진 못했다. 최근 거래량 감소 요인으로 꼽히는 지수혼조세로 인한 연속성 단절, 가치주 가격메리트 소멸, 액면가 미만 종목 거래세 부과로 일부 투기성 매매 감소, 주도주 매수주체 부재 등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개인이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주를 순매도하며 나흘째 거래소 비중을 축소한 반면 코스닥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거래량 회복에는 부담이다. 코스닥 거래량은 이번주 들어 개인 관심을 받아 지속적인 상승추이를 나타내며 사흘째 3억주를 넘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액면가 미만 종목 거래세 부과 이후 개인 관심이 거래소 중소형 가치주에서 코스닥 종목으로 옮겨갔다"며 "시장 방향성이 결정되기 전까지 당분간 이같은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전날 전격적인 연기금 투입으로 다소 회복했던 거래량이 다시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며 바닥확인에 실패함에 따라 급락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매물소화를 위한 기본적인 여건이 받쳐주고 있지 않아 조그만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뉴욕증시가 안정을 찾지 못할 경우 외국인 매도 공세를 분산된 연기금 매수만으로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을 거란 지적이다. 다만 지난 5월 이후 다져온 580선에 대한 지지력이 어느 정도 확보됐고 호재만큼 악재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어서 급락하더라도 580선에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지수가 탄력을 받기 위해선 거래량 유턴이 수반돼야 하는데 당분간 이런 신호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거래량 감소 추세를 돌리기 위해선 경기회복이나 뉴욕증시에서 뚜렷한 신호가 나와 주도종목군이 부각되야 한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반도체, 통신 등 기술주가 여전히 바닥을 짚지 못하고 있고 내수관련주나 실적주도 조정 국면을 맞고 있어 주도주 뿐만 아니라 개별종목 찾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기술적인 단기매매에 능하지 않다면 수익에 비해 감수할 위험이 너무 크다. 그래서인지 '추세를 확인하고 투자에 임하라', '쉬는 것도 투자다'라는 말이 부쩍 많이 들리는 장세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