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용 액션 어드벤처 "스파이 키드"(원제 Spy Kids.14일 개봉)는 "미래형 가상 마술의 집"같은 영화다. 놀이공원에 있는 마술의 집처럼 스크린이 열리면 화려한 비주얼속에 신기한 볼꺼리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아방가르드풍의 놀이궁전에는 텔레토비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 "푸글리"들이 뛰놀고 엄지손가락 모양의 엄지로봇들이 시중을 든다. 최첨단 스파이용 비밀장비가 동원되는 꼬마 스파이들의 인질구출 작전은 "OO7 시리즈"를 정교하게 축소해 놓은 것처럼도 보인다.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면 햄버거로 뻥튀기돼 나오는 캡슐,씹다가 뱉으면 전기충격을 주는 풍선껌,등에 달면 아톰처럼 날 수 있는 제트팩등은 유머와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스파이 키드"는 "엘 마리아치""황혼에서 새벽까지"등 독창적이고 재기만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작품들을 만든 할리우드의 천재 악동 로베르트 로드리게즈의 새작품. 전직 적대국가 스파이였던 부모(안토니오 반데라스,칼라 구기노)가 아이로봇들을 만들어 세계를 지배하려는 악당에게 납치당하자 어린 남매가 부모를 구출하러 나선다는 줄거리다. 일견 유치할 듯 한 영화는 유쾌한 상상력,깜찍한 유머감각,발랄한 아이디어,풍성한 특수효과등으로 만만찮은 재미를 선사한다. 알록달록한 색채가 유쾌한 비쥬얼은 특히 매혹적이고 로드리게즈 특유의 유려한 속도감도 흥을 더한다. 흥미진진한 "환상체험"후엔 가족의 소중함도 잊지않고,그러나 진부하지 않게 짚어준다. 조지 클루니도 까메오로 깜짝 등장했다. "슈렉"과 더불어 어른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즐거운 "가족영화". 할리우드에선 첫개봉때 연속 3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최근 재개봉되었으며,벌써 속편이 계획되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