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 600선을 바라보게 하고 있다. 외국인이 하루 만에 매수 전환, 지수 반등을 이끌면서 기대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개인과 기관이 지수 급등에 따른 차익 및 경계 매물을 쏟아내며 브레이크를 걸자 지수는 상승을 멈춘 채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미 독립기념일로 뉴욕 증시가 자리를 비웠고 뚜렷한 경기 회복 신호를 찾을 수 없자 오전 거래량은 1억주를 넘기지 못한 채 한산하기만 하다. ◆ 국민연금 가고 외국인 오나 = 전날 전격 투입됐던 국민연금 대신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4일 3,200억원의 국민연금 중 약 1,000억원 가량이 증시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증시에서는 뚜렷한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국민연금 운용사인 투신권의 경우 오전 11시 30분 현재 2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바스켓 위주로 거래되는 프로그램 매물 중 비차익 거래도 182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반면 하루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외국인은 순매수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며 지수 상승을 북돋우고 있다. 250억원 순매수 중. 이날 외국인은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온 은행, 보험, 증권주를 중심으로 기아차, 한통, 삼성전자 등 실적호전주와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 행진 중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오후 들어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포지션 변경이 예고된다는 우려 섞인 지적도 있다. ◆ 콜 금리 인하 = 금융통화 운영위원회의 콜 금리 인하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최근 모멘텀 공백으로 지수 움직임이 지지부진 했던 만큼 최대 이슈로 대접 받고 있는 셈이다. 금리인하 설이 확산되면서 약보합권에 머물던 증권, 은행 업종이 강보합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0.25% 포인트 콜 금리 인하가 결정될 경우 전날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투자 분위기 개선이라는 심리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형 KGI 연구원은 "콜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섬머 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최근 재료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증시 상황에 비춰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오히려 증시에 장기 악재로 돌변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0.25% 포인트 금리인하로는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갑작스런 통화정책 변경으로 거시경제지표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인하가 성장촉진과 금융구조조정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보다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만 부추겨 장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미 실업률, 찻 잔속 태풍 = 6일 발표될 미 실업률과 관련, 시장 관계자들은 단기 지표로 역할 하겠지만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지난 달에 비해 조금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상승폭이 크지만 않다면 시장충격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난 달 4.4%에서 0.2% 포인트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정도라면 콜 금리 이후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태동 세종증권 연구원도 "실업률이 경기후행지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소폭 상승에 그친다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음 주 발표될 모토롤라 등 IT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지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