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 기상도는 잔뜩 흐려있다. 국내외적으로 호재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주에 이어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거래소 시장은 전주말 큰 폭의 하락갭을 발생시키면서 지수 60일이동평균선(588.77)이 무너지고 120일선(577.72)마저 위협당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580선이 깨진 만큼 더 이상의 지지선은 의미가 없다(대우증권 홍성국 부장)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간 횡보에 이은 약세장이 지속돼 시장 체력도 많이 소진된 상태다. 여기에 주말 미국의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실적악화를 경고한데다 6월 실업률 악화 등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한 점도 주초반 국내 증시에 충격을 던져줄 가능성이 있다. 570선에 대한 지지력이 약화된 상태여서 540~550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다만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은 점쳐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시장도 나스닥 지수 급락 여파로 지수 70선을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00선을 지켜낸 나스닥이 반등할 경우 상승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주요 변수=미국 증시 움직임에 연동된 외국인의 매매동향과 연기금의 매수,옵션 만기일 등이 변수로 꼽힌다. 이중 연기금은 규모나 세력 면에서 외국인에게 대항할만한 '적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이따금 장을 받쳐주는 역할 외에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할 것(SK증권 박용선 팀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옵션 만기일(12일)을 앞두고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콜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권의 예금금리 인하로 주식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높이고 있지만 국내적으로 대우자동차 매각,현대투신 외자유치 협상 등에 큰 진전이 없고,미국 증시가 불안하기 때문에 섣불리 주식투자에 뛰어들기가 겁이 날 것(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이라는 지적도 많다. 결국 이번주부터 본격화하는 미국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집계치가 당초 예상과 얼마나 차이 나느냐에 따라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의 체감지표와 국내 소비심리가 좋은 편이어서 증시가 최악의 국면을 맞을 가능성은 작기 때문에 실적 호전주와 가치주 위주로 저가 매수 전략에 나서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SK증권 이충식 상무는 "철저히 개별 종목 중심의 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당분간 IT(정보기술)주나 시가총액 상위의 핵심 블루칩을 피하고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지난 주말 약세장 속에서도 태평양 신세계 현대모비스 등 가치주들이 강세를 보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조정국면에서 벗어나 재상승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이들 종목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