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중심이 된 '강소국(强小國)'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은 나라들에 '어째서 경쟁력이 강한 기업들이 즐비할까'라는 의문에 다름아니다. 이런 의문의 해답을 가장 먼저 탐구한 사람중에 마르소(J.Marceau)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강소국만의 시스템적 특징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 결과 '콤플렉스(complex)'개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르소가 말하는 콤플렉스는 심리학에서의 콤플렉스가 아니라 '복합체'를 의미한다. 하지만 단순히 산업의 집적(集積)이나 생산체인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는 기업,소비자,정부 및 연구소,대학간에 얽히고설킨 '혁신 네트워크'를 콤플렉스로 정의했다. 콤플렉스는 큰 나라에 비해 자원이 부족한 소국들이 선택할 대안이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고 마르소는 강조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콤플렉스가 원활히 구성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래선지 강소국들은 하나같이 '트리플 헬릭스(Triple-Helix)모델'이 발달했다. 이른바 과학단지나 산ㆍ학ㆍ연 프로그램 등 기술혁신 콤플렉스다. 힘이 약하니 힘을 모아야 했고,선택하고 집중하자니 위험분담이 필요했다. 콤플렉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를 둘러싼 무형적 콤플렉스도 특징이다. 세계로 나가고 세계가 들어오는 개방형 콤플렉스,정부ㆍ기업간 신뢰형 콤플렉스,노ㆍ사ㆍ정의 사회적 콤플렉스,금융ㆍ실물경제·노동 복지 등 기능별 콤플렉스 등이 사회적 자본이 되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성장프로젝트' 보고서가 주목한 것도 실은 이 대목이다. 경제가 혁신을 동력으로 해서 발전하려면 미시적인 기술혁신 조건뿐 아니라 환경조건(framework condition)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강소국들의 특징인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와 관계가 깊다고 평가한다. 아닌게 아니라 정부는 경제환경의 변화에 맞춰 인력교육 연구개발 규제완화 등 역할의 위치설정(positioning)을 잘했고,'기업하기 좋은 혁신적 환경'을 조성했다. 얼마전 산업자원부는 하반기 산업정책을 발표했다. '기업을 위한 산자부'를 모토로 혁신과 규제혁파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게 산자부만의 변화로 될 일인가. 이제는 정부 전체가 변해야 한다. 행정 노동 금융 등 전반적 환경조건이 '혁신친화적'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위원ㆍ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