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혁신] 공룡기업 민영화 '본궤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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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과 경영혁신의 기치 아래 3년여동안 추진돼 온 공기업 개혁이 본 궤도에 올랐다.
독점 시장에 안주해 방만하게 운영되던 거대 공룡 공기업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불합리한 조직은 과감하게 개편되고 있고 인력과 자회사에 대한 구조조정도 착착 진행중이다.
지난 97년말 외환위기를 맞아 경영혁신을 외치는 정부의 채찍질에서 비롯된 공기업 개혁.
그러나 이제는 공기업 스스로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변신의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3년간 공기업 개혁은 크게 "민영화"와 "경영혁신"이란 두가지 방향으로 추진돼 왔다.
국민의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공기업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민영화를 선택했다.
그 결과 주인이 없어 방만하게 운영되던 공기업들이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정부가 강조해 온 공기업 경영혁신 평가체제는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토록 하는 자극제라는데 아무런 이견이 없다.
공기업들은 재무제표 감사보고서 등 경영정보를 국민에 공개하고 비상임이사제를 도입하는 등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왔다.
민영화.자회사 정리를 통한 경영효율 개선=정부는 지난 98년 7월 공기업 11곳을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지금까지 6곳의 민영화를 완료했다.
국정교과서 종합기술금융 대한송유관공사 포항제철 한국중공업은 민간의 손에 넘겨져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99년 1월 민영화된 종합기술금융은 8백15억원이던 기업가치가 8천2백93억원으로 10배 이상 높아졌다.
한국전력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도 늦어도 내년까지 민영화될 예정이다.
공기업 자회사정리도 착실히 진행중이다.
61곳의 공기업 자회사 중 20곳이 정리됐다.
매일유업 등 10곳은 민영화,한양산업 등 10곳은 통폐합의 과정을 겪었다.
정부는 남아있는 41곳의 공기업 자회사 중 36곳을 민영화 또는 통폐합하는 내용의 자회사 정리방안을 지난 2월 확정했다.
정비 작업은 지금도 계속중이다.
대한토지신탁은 매각됐고 수자원기술공단은 해산 등기가 끝났다.
한국통신엠닷컴은 지난 5월 합병을 통해 정리됐다.
방만경영 쇄신=국민들로부터 방만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돼 온 퇴직금 누진제가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연간 5천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학자금 주택자금 유급휴가 등 과다한 복지후생비 대부분이 폐지되거나 대폭 축소돼 공기업은 "철밥통 직장"이라는 이미지는 이제 사라지게 됐다.
시설관리와 경비업무 등 2백9건의 업무는 외부에 위탁돼 공기업들은 핵심 부분을 중심으로 새롭게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는 연간 2천억원대에 이른다.
부동산과 연수원 등 불필요한 자산 2백57건은 매각돼 핵심역량 위주의 경영체제를 갖추는 데 이용됐다.
남은 과제=그러나 공기업 개혁은 이제부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공기업에서는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사장으로 임명되는 등 과거의 폐습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기획예산처 정문 앞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시위에서 보듯 아직도 공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는 반대의견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 노조가 구조개편안에 반대하면서 정치사회 문제를 일으킨 예를 보더라도 민영화와 통폐합 과정에서 노조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
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은 "개혁의 피로감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개혁으로 인해 이익이 줄어드는 사람들"이라며 "예산지원과 경영 성과를 연계시키는 상시개혁 구조속에서 공기업들이 경영혁신 체제를 앞장서 도입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기업 개혁은 구조를 새로 짜는 하드웨어 개혁에 치중돼 왔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개혁에 나설 시점이다.
일하는 방식과 운영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서는 개혁을 완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