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금융읽기] '사이버 금융하의 통화정책 유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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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금융, 모바일 금융, 중개서비스 등 사이버 금융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대내외 금융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
문제는 종전의 통화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함에 따라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세계은행과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사이버 금융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심중이다.
◇ 사이버 금융 현황 =세계적으로 사이버 금융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세계 어느 국가보다 속도가 빠르다.
99년 4월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인터넷 뱅킹은 불과 2년만에 모든 은행에 확산됐다.
온라인을 통한 주식거래 비중도 70%를 넘어섰다.
금융의 사이버화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전자화폐다.
K-캐시(Cash)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전자화폐가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전자화폐는 거래비용이 낮고 네트워크를 통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지급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시된다.
은행과 같은 중개인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반면 은행들은 조직과 인력을 감축하고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중시되면서 컨설팅 업무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등 자구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각종 금융거래에 있어 네트워크 역할이 커짐에 따라 비금융회사들의 금융업 진출이 늘어나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네티즌 펀드들도 각광을 받고 있다.
◇ 통화정책 여건변화 =문제는 사이버 금융시대하에서 통화정책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네트워크 효과로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이버 금융구조하에서는 통화정책의 목표에서 인플레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아지게 된다.
더욱이 전자화폐와 같은 새로운 결제수단이 사용되고 대외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종전에 비해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되는 것은 사실이다.
중앙은행도 여타 경제주체와 금융정보를 공유함에 따라 과거처럼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smmetry)을 전제로 한 시장의 선도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다시 말해 중앙은행과 시장참여자와의 관계가 수직적이 아니라 동반자적이다.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 총재의 위상도 크게 약화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시장참여자들이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모든 금융거래에 있어 '새로움과 복잡성(novelty and complexity)'에 따른 위험이 증대되고 있는 점이다.
유사 금융행위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금융감독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지 못할 경우 허점이 자주 노출된다.
◇ 통화정책의 유효성 확보방안 =무엇보다 사이버 금융환경에 맞는 통화정책의 전달경로(transmission mechanism)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통화정책 기조면에서는 과거처럼 인플레를 중시하기 보다는 자원배분의 효율성도 함께 감안해 추진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통화정책의 중간목표로 채권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장단기 금리차와 같은 지표를 보다 중시해야 한다.
통화정책 수행도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짐에 따라 종전보다 시장친화적으로 추진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 총재의 선제적인(pre-emptive) 정책능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통화당국은 시장현실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통계과학화 작업을 통해 경제전반에 대한 예측력을 높여야 한다.
각종 네티즌 펀드와 다양한 금융상품의 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국제금융기구나 인접국 중앙은행과의 연계노력을 강화하고 지역블록 추진 공동기금 설립 등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는 채널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