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고그룹 옴니콤의 국내 자회사인 TBWA코리아의 고속성장이 화제다. 1998년 12월 태광멀티애드를 인수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TBWA코리아는 3년도 채 안돼 업계 상위권으로 발돋움했다. 영업 첫해인 1999년 1천2백69억원의 취급액으로 단숨에 7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천8백90억원으로 6위로 뛰어올랐다. 광고시장 위축으로 취급액이 줄어드는 가운데 올해도 6월말 현재 1백70억원을 기록중이다. 이는 업계 5위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광고회사중 단연 돋보이는 실적이다. 회사측은 올해 취급액을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2천3백억원로 예상했다. TBWA가 고속 성장을 하는 것은 평범함을 깨고 차별화된 광고를 선보인 때문이다. TBWA의 광고는 젊고 혁신적인 색깔로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011의 이미지를 젊게 탈바꿈시킨 "TTL", "꼭 011이 아니어도 좋습니다"라는 카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피드 011", 사이트 오픈 40여일만에 1백만 가입자를 확보한 "코리아닷컴" 등이 TBWA의 작품이다. 광고 잘 만든다는 입소문이 나 요새는 가만 있어도 공개경쟁(프리젠테이션)에 참여해 달라는 광고주의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현장 위주, 실적 위주로 운영하는 것도 경쟁력의 요인으로 꼽힌다. 제작현장에는 경영진도 참여한다. 현장에서는 사장이나 말단사원이나 모두 동일한 발언권을 가진다. 연봉도 승진해 직급이 올랐다고 해서 오르지 않는다. 철저히 실적에 따라 평가된다. 프리젠테이션에도 사내 크리에이티브 그룹간 경쟁을 통해 채택된 팀이 출전한다. 업계에선 TBWA가 SK의 관계사였던 태광멀티애드를 인수해 출범한 데다 SK그룹 물량을 많이 취급해 이들의 관계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대해 최창희 부사장은 "지분의 70%를 TBWA 본사가 보유하고 있다"며 "SK 광고는 전부 치열한 공개경쟁을 벌여 따낸 것"이라고 SK와의 연고설을 일축했다. 그는 또 "광고회사의 승패는 전적으로 사람에 달렸다"며 "유능한 직원을 뽑아 최고의 대우를 해준 것이 고속성장의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TBWA코리아는 내년 말 회사를 공개할 계획이다. 그래서 회사 발전에 공이 많은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계획도 세워 놓았다. 최 부사장은 "글로벌화되지 않으면 좋은 광고를 만들 수 없다"며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광고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