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혁신] 한통 해외DR 프리미엄 발행 聲價..민영화 숨은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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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한국통신 총 발행주식의 17.8%에 해당하는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끝났다.
한국통신 해외DR 발행은 매각대금만도 22억4천만달러(2조9천억원)에 이르고 국내외 증시하락 등 시장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뜻 깊다.
특히 NTT도코모나 보다폰(Vodafone) 등 세계적인 통신 기업들도 DR발행시 2.5~3.0%씩 할인매각을 하는 데 비해 한통DR은 원주 대비 0.35% 프리미엄을 붙여 1백18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통 주식의 해외매각을 성사시킨 데는 한 공무원의 숨은 노력이 컸다.
지난 98년 4월 계약직으로 당시 기획예산위원회에 채용된 기획예산처 공공2팀 권순원 사무관이 그 주인공.
권 사무관은 포항제철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의 해외DR 발행을 통한 지분매각과 한국통신의 증시상장 등 공기업 민영화의 실무를 맡아왔다.
지금까지 다룬 주식매각 액수만도 77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른다.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주식을 매각하는 시점과 매각물량 및 방법 등은 그의 머리 속에서 계산된다.
그가 공무원으로 변신한 이유는 단순하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컨설팅 회사인 부즈앨런해밀턴에서 3년간 기업금융 컨설턴트로 일하던중 용역을 맡았던 공기업 민영화를 직접 추진해 보자는 생각이 발동했기 때문.
1억원대에 육박하던 연봉이 무참히 깎여나가는 것도 감수했다.
그의 장점은 외국 투자은행의 전략을 미리 파악,대응책을 사전에 수립한다는 점.
때문에 도이체방크나 UBS워버그 등 외국 투자은행들 사이에선 "악당"이란 별명을 얻었다.
한통 프리텔 외자유치 작업과 담배인삼공사 DR발행이 맞물려 있던 99년 11월에는 영국 런던의 한 호텔방에서 과로로 쓰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공기업 민영화 실무책임자인 박종구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은 "권 사무관은 공무원들중에서 몇 안되는 금융통"이라며 "계약직 공무원이 전문성을 살려 공직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은 사례"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