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기업 자회사 정리방안"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 한전기공과 한국통신의 자회사인 한국통신파워텔 한국통신기술 등 공기업 자회사 21개가 연내 민영화된다. 또 한통하이텔 한국가스기술공업 등 8개사는 내년까지 모기업과 함께 민영화된다. 이에 따라 기술력을 갖춘 일부 실속있는 공기업을 놓고 관련 업계의 치열한 인수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대한주택공사의 자회사인 한양목재와 한양공영,한국통신의 필리핀 현지법인인 KTPI 등 4개사는 청산되고 한국가스엔지니어링 등 2개사는 관련 계열기업에 합병된다. 박종구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은 "모두 합쳐 41개 공기업 자회사를 내년까지 정리해 공공부문의 슬림화를 도모하겠다"며 "자회사 정리는 모회사와 자회사간 수의계약과 부당내부거래 등 부실경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평가했다. 29개사 민영화.6개사 청산 및 통폐합=정부는 우선 농지개량 한국냉장 노량진수산시장 한국전력기술 한전기공 파워콤 한국건설관리공사 등 21개사는 올해 안에 민영화 작업을 완료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한국가스기술공업과 가스공사의 해외 현지 법인 코리아LNG,한국통신하이텔 한국해저통신 한국공중전화 한국통신프리텔 한국통신의 미국법인 KTAI와 일본법인 KTJC 등 8개사는 내년까지 민영화하기로 했다. 박 단장은 "내년까지 민영화되는 8개 자회사는 모기업의 처리가 먼저 확정된 뒤 경영권을 갖게 될 지배주주가 이들 자회사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개사는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수자원기술공단은 지난 4월 청산됐고 한양목재 한영공영 한국통신엠닷컴 한국가스엔지니어링 등 4개 자회사는 올해 안으로 모두 정리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자회사중 공익성이 강한 한전원자력원료 등 5개사는 그대로 남게 된다. 한전원자력원료와 한전KDN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나 원자력연료 설계공급 이라는 기능수행이 필요해 "존치"로 최종 결론이 났다. 경북관광개발공사는 국민관광진흥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존치키로 했다. 정부의 의지에 달려=자회사를 민영화하거나 통폐합하면 모기업과 자회사간의 내부 부당거래와 수의계약 등 공기업의 병폐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기업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자회사를 정리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 그동안 공기업들이 자회사를 두고 있었던 것은 효율보다는 문어발 경영과 퇴직 직원들의 일자리 보전을 위한 이유도 없지 않았다. 공기업의 자회사 정비에는 해당 기업의 주무부처와 모기업의 의지가 중요하다. 기획예산처가 개별 기업의 정리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시한까지 마련했지만 일정을 따르지 않기 위해 온갖 핑계를 동원해 온 사례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스공사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등 지금까지 민영화 과정을 겪고 있는 거대 기업들을 보면 민영화나 통폐합이 말처럼 쉽지않다는 점이 확인된다. 업계 관심 높아=민영화 대상에 속한 자회사중 한전기술은 국내 원자력 설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한전기공은 발전소의 유지.보수에 전문성을 키워 온 기업이다. 이들 기업들에 대해서는 두산 SK 등 국내기업은 물론 GE 등 외국기업도 인수예상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영화 대상인 이들 자회사들은 모기업과 관련된 매출이 보장되는 데다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민영화 방식도 단순히 지분 분산 방식이 아니라 경쟁입찰을 통해 민간 지배주주를 확실히 정해주는 "주인 찾아주기 형태"로 이뤄지도록 정해져 관련 업계는 관심이 높다. 김경섭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장은 "자회사 정비를 통해 공공부문의 공정경쟁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