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석유화학이 채권단의 자금지원 지연으로 원료인 나프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충남 대산 1,2공장 가동률을 각각 70%와 80%로 낮췄다. 현대유화 관계자는 9일 "1공장과 2공장의 나프타 재고가 거의 바닥나 인근에 공장이 있는 현대정유로부터 1만t의 나프타를 빌리고 가동률을 이같이 낮췄다"며 "자금이 조속히 지원되지 않으면 14일께는 원료가 없어 가동을 모두 멈춰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현대유화는 채권단의 수입신용장(LC) 개설이 안돼 나프타를 대산 공장 앞바다에 배로 실어다 놓고도 하역하지 못해 지난 2일부터 하루 3만9천달러의 체선료를 물고 있다. 또 공장 가동이 멈출 경우 하루 손실액이 60억원에 달하는데다 LG화학에 매각한 PVC공장 등에 하루 5억원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대유화 채권단은 이처럼 공장 가동 중단 위기를 맞자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책임은 대주주에게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이에 앞서 지난주 '현대유화 경영권은 포기해도 의결권 위임은 불가'라는 내용의 이사회 결의사항을 현대유화 채권단에 제출했으며 채권단은 이를 반려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