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중국 열풍'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세계 최대 IT시장인 중국을 놓쳐선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국내 기업의 중국 붐은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패배의 쓴잔을 마신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한동안 주춤했었다. ◇발빨리 움직이는 컴퓨터·통신업체들=삼성전자는 차이나유니콤에 CDMA 휴대폰 장비를 공급중이다. 팬택은 내년 7월까지 50만대(1천33억원)규모의 GSM방식 휴대폰을 중국 TCL사에 공급키로 계약을 맺었다. 기산텔레콤은 중국 동방통신과 CDMA 무선통신 및 네트워크 기술개발을 위한 합작 협약을 체결했다. 삼보컴퓨터는 중국 선양에 공장을 마련,지난 5월부터 '삼보' 브랜드로 현지에 PC를 판매하고 있다. 삼보는 올해 메인보드 1백20만대,컴퓨터 1백만대를 생산,수출 및 현지판매할 예정이다. 엠피맨닷컴은 MP3플레이어 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중국 모니터시장에서 점유율 1,3위를 차지했다. 디지털영상저장장치업체인 창흥통신도 연내 중국에 생산공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장선점 노리는 인터넷·게임업계=포털업체인 심마니는 중국에 희마니사이트(www.simmani.com.cn)를 개설했다. 현지 광고기획사와 공동으로 '북경 희마니 네트워크정보'도 설립했다. 코스모정보통신은 중국 건설업체와 현지합작회사를 설립,사이버아파트 육성사업 참여를 추진중이다. 삼성SDS는 중국 시노스카이사와 제휴,원격교육 솔루션과 교육콘텐츠를 공급키로 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중국진출을 위해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제품에 대한 현지 공안당국의 심사를 마쳤다. 펜타시큐리티시스템도 중국 팬더넷컴과 침입탐지시스템 '사이렌' 공급계약을 맺었다. B2B솔루션업체인 아이브릿지는 베이징에 현지법인을 세웠으며 파이언소프트도 중국 RAJ사와 의료기기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유니보스 등 6개 CRM(고객관계관리) 솔루션업체는 중국진출을 위해 삼성이 중국에 세운 오픈타이드차이나사와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액토즈소프트는 대만 게임유통업체인 세인트허밋과 협력,온라인 게임 '천년'을 중국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급성장하는 중국IT시장=중국 국책연구기관인 CCID(컴퓨터·미전자발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컴퓨터 시장은 전년대비 25% 늘어난 34조원에 달했다. 가정용 PC보급률이 14.7%에 불과해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 휴대폰은 지난해 무려 68.4% 증가한 4억3천만대가 팔렸다. 인터넷 인구도 폭발적으로 늘어 2001년 3천2백10만명,2002년 5천7백만명,2003년 8천5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진출 도우미업체인 차이나게이츠넷 김연홍 사장은 "중국 당국의 과도한 규제와 열악한 인프라 등을 감안해 전략을 짜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