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외국인투자유치 확대 과제 .. 톰 오라일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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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여건을 대폭 개선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IMF 위기를 계기로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힘입어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지난 1998년 88억달러에서 1년 뒤인 99년에는 1백55억달러로 거의 두배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앞서 약속한 사항들 모두를 실행에 옮긴 것은 아니다.
최근 전경련이 주한 외국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SOC 부문이나 외국기업에 대한 배타적 정서,차별적 규제 등에 있어서는 상당히 개선됐지만 노사문제,복잡한 통관 절차 및 높은 관세,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행정적 규제는 여전히 한국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98년부터 한국지사에 근무하면서 부딪친 크고 작은 어려움들은,외국기업인 누구나 한국에서 사업활동을 하게 되면 겪게되는 똑같은 애로사항들이었다. 특히 통관 때 별로 필요치 않아 보이는 각종 서류작성과 까다로운 제품 검사 시스템은 전 부임지였던 일본에 비해 10배나 더 힘들었다. 한국에서는 통관 대행업체에 맡기지 않으면 화물 통관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세계 어느 곳이든지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글로벌 관행'과 '현지화'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현지화를 강요당하는 것들이,불필요거나 불합리한 관행인 경우가 많아 현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에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에서는 미국과 달리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인간적인 이해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직원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려 애쓰고,잦은 회식을 통해서 보다 인간적으로 친숙해지며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에서 회사를 경영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나는 이를 긍정적인 '현지화'의 예라 생각한다.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는 경직된 노사문화다.
붉은 머리띠를 두른 채 북을 두드리고 화염병을 던지며 시위하는 노조의 모습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부정적 인상을 준다.
물론 한국은 노사관계의 역사 뿐 아니라,노사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 또한 서구 나라들과 다르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노사 모두 글로벌경제 추세에 맞게,보다 현대적이고 합리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윈윈(win-win)을 추구할 수 있는 평화적 노사관계가 정립돼야 한다.
그 밖에 법적인 환경에 있어서도 서구에서는 비즈니스에 관한 법이 엄격히 적용되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예컨대,고의적으로 회사를 부도 내고 얼마 뒤 버젓이 다른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이 같은 점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한국시장이 가진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또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노동인력이 우수하다.
일본에서는 일본어를 완벽히 구사해야 비로소 원하는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었으나,한국에서는 특히 하이테크분야 인력들은 거의 언어 장벽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영어실력이 좋다.
또 한국시장은 최첨단 신기술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
신제품이 나오면 제일 먼저 한국시장에서 호응도를 테스트 해 볼 정도로 한국인들은 신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적응도 빠른 편이다.
제조업이 한국 GDP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제조업 분야 성장 잠재력도 여전히 크다.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기업이 '특혜'를 받자는 것이 아니라,'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하루빨리 조성됐으면 한다.
rockwellautomation.com
◇필자 약력=
△미국 코넬대 기계공학과
△로크웰 오토메이션 본사·뉴욕지사 영업 담당
△일본 도쿄지사 영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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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