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다 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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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지수 2,000선 붕괴 충격파가 국내 증시를 관통했다.
종합지수는 7월 들어서만 40 포인트, 7% 이상 빠졌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증시 격언이 새삼 실감나는 무기력한 장세다.
매수 주체 부재, 모멘텀 공백, 주도주 부재의 '3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옵션만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변동성 확대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낙폭 축소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 여기가 바닥일까 = 11일 종합주가지수가 540대로 내려 앉았다. 장중 550선이 붕괴되기는 지난 4월 24일 장중 저점 547.39 기록 이후 11주 중 처음이다.
오전 한때 545.76까지 떨어지며 추가 하락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기관 매수세로 급락세는 일단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제 지수는 그동안 시장 관계자들이 새로운 지지선으로 지목했던 540~550 상승갭 하단 부분까지 내려온 셈이다. 지수가 추가 하락할 지, 아니면 예상대로 540대에서 반등에 성공할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 과연 540대가 마지노선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쯤에서 바닥 확인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기술적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투자자의 공감대가 확산, 이제는 심리적 지지선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수 540대는 지난 4월 랠리 때 만들어진 상승갭의 최하단부로 새로운 지지선으로 유력해 보인다"며 "연중 고점과 저점에 대한 피보나치 비율 분석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45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선 설정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 매매 동향에 따라 '밀물 썰물 장세'가 연출되고 있는 현실에서 지지선이나 저항선에는 큰 의미를 둘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오재열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의 매매 패턴을 고려하지 않은 지지선 설정은 무의미하다"며 "그보다는 나스닥에 동조하는 외국인 매매 동향에 주목하며 종목 발굴에 치중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인수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엔/달러 환율과 뉴욕증시를 고려할 경우 당분간 포지션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15만원, 지수 530까지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시장 관심에서 벗어난 옵션만기일 = 지수 급락 영향으로 선물 옵션 시장에서의 투기적 매매가 억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관계자들은 옵션만기일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옵션 만기에 따라 출회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그램 매물 규모가 약 2,000억원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김욱래 세종증권 애너리스트는 "지수 급락으로 시장의 관심은 과연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에 모여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선물 옵션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인 거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도 "야후와 모토롤라 실적 발표에 따라 뉴욕증시가 긍정적인 방향을 가리킨다면 시장은 12일 출회될 옵션 관련 프로그램 매물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약 4,4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매수차익 거래잔고 중 2,000억원 정도가 프로그램 매물로 출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역시 과거와 비교해 그렇게 큰 물량은 아니기 때문에 12일 옵션만기일에 따른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