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파워콤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외국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또 컨소시엄 구성을 주도하되 10∼20%의 지분만 갖고 나머지는 국내외업체들에 넘길 예정이다.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은 11일 "파워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국내업체는 물론 외국업체까지 포함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라며 "이미 여러 외국업체들과 이 방안을 놓고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 "업체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정부가 하나로통신과 파워콤을 합치려는 정책 의지만 보인다면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는 업체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하나로통신은 최근 미국에 임원급을 보내 관련업체들과 장기간 협상을 벌이는 등 여러 외국업체들과 접촉했으며 11일에도 일본에 임원을 파견했다. 신 사장은 한국전력이 자회사인 파워콤을 매각하기 위해 직접 외국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도 이미 그 업체들과 만나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면서 "이들은 통신도매업만 하는 파워콤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고 하는 것은 파워콤의 광기간망과 하나로의 광가입자망을 합치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로통신은 자사가 파워콤 수준으로 광기간망을 확충하고 파워콤이 하나로 만큼 광가입자망을 깔려면 각각 2조원 이상 투자해야 하므로 양사 결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는 4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신 사장은 "파워콤에 전용회선사업 초고속인터넷사업 등 통신소매업을 허가해준다면 통신시장이 엉망이 되고 엄청난 중복투자가 불가피해진다"면서 "하나로통신과 파워콤이 손을 잡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SK텔레콤이 파워콤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고 한 마당에 우리 말고 누가 나서겠느냐"며 "중요한 것은 정부의 민영화 의지"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에 집착한 이유를 묻자 "하나로통신이 현재는 유선으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지만 이 서비스를 무선으로도 제공하지 않는다면 5년쯤 후에는 도태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LG텔레콤 입장에서도 유선통신업체와 손을 잡지 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은 동기식 IMT-2000 제휴를 계기로 장기적으로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합병할 수도 있다는 추측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시장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전제한 뒤 "유·무선이 통합하는 추세로 봐서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