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용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신표지어음이 올 하반기중 대거 만기도래해 이 자금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계는 4조3천여억원에 달하는 이 자금이 대부분 분리과세신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시중은행이 판매한 신표지어음은 대부분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올 하반기중 만기도래한다. 판매금액은 하나은행이 1조7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빛 7천억원, 신한 6천8백억원, 한미 4천8백억원, 조흥 4천억원, 외환 3천5백억원 등 총 4조3천여억원에 달한다. 김성엽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신표지어음을 매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가 목적이었던 거액자산가들"이라며 "따라서 만기가 돼 찾은 자금도 역시 종합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에 우선적으로 유입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만기 5년 이상인 장기채권,만기 5년이면서 잔존만기가 1∼2년 남은 경과물, 분리과세신탁 등에 가입하면 된다. 하지만 만기 5년짜리 채권은 시중금리가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간 돈을 넣어두기 부담스럽고, 경과물은 그다지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계는 따라서 신표지어음 만기자금이 대부분 분리과세신탁으로 유입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분리과세신탁은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언제든지 중도환매할 수 있는데다 만기시에 분리과세 여부를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동안 수신고가 주춤했던 분리과세신탁에 최근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 [ 용어풀이 ] ◇ 신표지어음 =만기 때 이자를 주는 일반 표지어음과는 달리 이자를 미리 주는 어음이다. 이자소득이 가입시점에 발생하므로 이자소득에 대한 소득세(주민세 포함 22.4%)도 이 때 원천징수된다. 따라서 지난해 신표지어음을 구입하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최고 44%(주민세포함)의 세율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