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워 삼성전자의 실적도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각 증권사들은 D램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을 지속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실적 악화 측면에서 보면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쪽이 설득력있어 보이지만 저가 매수를 주장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1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은 2·4분기보다 더욱 악화되고 연간으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보다 60%가량씩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2조9천2백40억원)과 순이익(2조4천6백10억원)이 작년보다 61%와 59%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안성호 연구원은 "주가 반등시 물량 축소의 기회로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이 당초 목표치인 5조원의 절반도 안되는 2조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특히 4·4분기에는 이익을 거의 내지 못할 것으로 보여 장부상으로는 분기 적자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최근 미국계 C펀드가 2백만주를 팔아치운데 이어 추가로 비중 축소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실적악화 등이 대부분 반영된 만큼 분할 매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 팀장은 "반도체 경기 악화가 지속될 경우 결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빅5' 정도만 살아남아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6월초 냈던 '시장수익률'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3·4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5백40억원 가량 줄어든 5천4백억원,연간 순이익은 작년보다 53% 감소한 2조8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로는 추정치보다 2천억∼3천억원 가량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