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심은하가 모 냉장고 광고에서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말을 하며 준비하는 음식이 있다. "치즈 퐁듀"가 그것.일반인들에겐 아직까지 낯설은 스위스 요리다.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모뜨는 최근 다양한 종류의 퐁듀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평창동 서울옥션 건물 맨 위층에 자리하고 있는 이 집은 주변에 있는 인왕산과 북한산이 한 눈에 들어와 마치 스위스에서 퐁듀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다. 모뜨의 대표적 퐁듀요리는 "치즈 퐁듀"와 "새우.등심 퐁듀".치즈 퐁듀는 긴 꼬챙이 끝에 바게트빵 등을 찍은 후 갖가지 치즈가 녹은 소스에 찍어먹는다. 1인분에 3만원하는 치즈 퐁듀는 일반인들에게 부담스러운 요리지만 스위스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생겨난 음식이다. 온통 산밖에 없어 추운 겨울 먹을 것이 없는 스위스에서 여름에 만들어 이미 말라버린 치즈와 딱딱하게 굳어버린 빵을 먹기 위해 생겨났다. 모뜨는 스위스 정통의 맛을 살리기 위해 치즈를 스위스에서 직접 구해온다. 이 집에선 에멘탈 그뤼예르 아펜젤러 등 세 가지 치즈를 이용해 소스를 만든다. 큰 덩어리로 돼있는 이들 치즈를 곱게 갈은 후 물 화이트와인 옥수수녹말 등을 함께 넣고 끓인다. 여기에 첨가되는 럿맥이라는 향신료는 치즈의 느끼함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즈 소스에 담백한 맛을 내는 바게뜨 빵을 찍어 먹으면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치즈의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평소 역하게 느껴졌던 치즈 향도 녹아 버린 소스에선 고소하게 다가온다. 특히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바게뜨 빵이 갓 구어내 식빵처럼 부드럽게 변해 입안에 사르르 녹는다. 참외나 샐러리를 치즈 소스에 찍어 먹는 것도 재미있다. 부드럽고 따뜻한 치즈 속에 폭 담겨진 참외와 샐러리는 사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이 빗어내는 어색한 맛을 자아낸다. "새우.등심 퐁듀"는 치즈를 녹인 소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퐁듀라고 하기 어렵다. 뜨겁게 데운 해바라기 기름에 쇠고기나 새우를 튀겨서 여러가지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이다. 모뜨는 와인과 스테이크 소스를 섞어서 만드 소스,땅콩으로 만든 소스,약간 시큼한 맛을 내는 핫 베이컨 소스 등 3가지 소스를 준비한다. 새우 등심 등을 비롯해 가지 양송이 감자 마늘 등을 쇠꼬챙이 꽂아 즉석에서 기름에 튀겨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은 지금껏 먹어왔던 튀김 요리에 비해 색다르다. 이 요리를 먹을 때 조심해야할 사항이 있다. 꼬챙이가 꽂아 있는 상태로 먹다가는 입술을 데기 쉽다는 것.새우 퐁듀는 4만원,등심 퐁듀는 3만원이다. (02)379-6500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