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10주년 맞은 '휠라코리아 윤윤수 사장' ] "지난 10년은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에 휠라(FILA) 브랜드를 알리고 뿌리내리는 시기였습니다. 앞으로는 외국계 스포츠브랜드 1위 자리를 지키고 선진 마케팅기법을 선보이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지난 10일 창립 10주년을 맞은 휠라코리아의 윤윤수(56) 사장은 한국 스포츠용품 시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공격적인 경영전략과 기발한 마케팅기법으로 휠라코리아를 국내 스포츠용품 정상에 올려놓은 인물. '신발마케팅의 귀재'로 통한다. 휠라는 한국 진출 10년째인 지난해 1천4백73억원의 매출을 기록,나이키를 제치고 외국 브랜드 정상에 올랐다. 그가 휠라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4년 화승을 그만두고 대운무역을 차리면서부터. 휠라의 북미시장 판권을 가진 미국회사에 7년여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신발을 공급,휠라 본사의 신임을 얻었다. 지난 91년 독자경영 보장을 조건으로 휠라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10년 앞서 한국에 진출한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아성을 허물기 위한 전략을 짜냈다. 고객 니즈와 수요를 제품 기획과 생산에 즉시 반영하는 QRS(Quick Response System:시장즉각대응시스템)가 바로 그것이다. "나이키 등 대형 외국 브랜드는 본사에서 계절별 아이템을 6∼12개월 전에 미리 기획한 후 전세계에 동시에 풀어 놓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휠라코리아는 아이템별로 소량 생산해 시장반응을 살펴본 다음 잘 팔리는 제품만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지요" 이같은 방식으로 휠라코리아는 신제품의 80% 이상을 정상 가격으로 판매하는 한편 노세일정책으로 선발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 퀄러티를 창출해 냈다. 그는 또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투명경영에도 힘을 기울였다. 경영정보를 최대한 직원에게 공개하고 자신의 연봉도 공표했다. 윤 사장의 투명하고 공격적인 경영은 연 30% 이상의 고성장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97년 국내 전문경영인 가운데 연봉 1위(18억원)에 오르기도 했다. 98년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다산경제학상 전문경영자 부문상을 받았다. 그렇다고 그에게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외환위기를 맞자 연봉을 18억원에서 15억원으로 깎았다. 외국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무엇이 진정한 국산품인가'라는 도전적인 광고카피로 맞대응했다. 지난해엔 건강이 나빠져 여러 번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스포츠웨어와 신발 분야의 국내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휠라의 기존 제품군도 성장 한계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속옷 아동의류 스포츠화장품 골프용품 등에서 바람을 일으킬 계획입니다. 북한시장 공략에도 시동을 걸 방침입니다" 윤 사장은 창립 10주년인 올해를 '제2창업의 해'로 삼아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