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타개 방안을 둘러싼 경영진과 대주주(일본 아사히글래스)간 이견으로 서두칠 사장이 사퇴,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전기초자가 결국 감산에 들어간다. 브라운관 유리 생산량을 30% 가량 줄이기로 한 것. 이 회사가 추진해온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용 유리생산을 위한 기술 및 설비도입도 지연될 전망이다. 한국전기초자는 오는 20일부터 3개 고로(高爐)중 하나를 폐쇄,내부수리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3개 공장중 1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고로 보수는 4개월 일정으로 진행되며 오는 11월께 완료된다. 하지만 보수가 끝나면 곧바로 다른 한개의 고로 보수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어서 감산은 내년 초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또 현재 2시간 일하고 10분 쉬는 작업방식을 휴식시간을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어 실제 생산물량은 3분의 1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전기초자는 세계적인 PC경기의 둔화로 브라운관 수요가 격감,브라운관 유리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재고가 전면유리 3백80만개,후면유리 5백20만개 등 총 9백만개에 달할 정도다. 이는 연간 생산물량(3천만개)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전기초자는 이번 감산은 대주주인 일본 아사히 계열의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사업장과 연계해 이뤄지는 것으로 세계적인 PC경기 침체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조치로 인한 인원 축소나 임금 삭감 등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단독 대표가 된 일본 아사히 글래스의 코시다 도쿠노스케 회장이 노조측과 이같은 내용에 이미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서두칠 사장은 장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우려,감산을 통해 가격을 지지하라는 아사히측의 요구를 거부해 퇴진압력을 받았다. 서 사장이 사퇴함에 따라 아사히측은 자신들의 전략대로 감산에 들어가기로 한 셈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