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은 12일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역사가 심판할 것임을 각오하고 한점의 의혹도 없이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이같이 말하고 "앞으로 모든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서 공평무사와 정도에 입각해 처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통령은 또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관련,"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이성적이고,의연하게 그러면서도 끈질긴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1시간5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그러나 국정쇄신 등 정치이슈는 거론되지 않았으며,대부분의 논의가 민생·경제현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김 대통령은 인사말만 한 뒤 사회권을 김중권 대표에게 이양,당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경제·민생 △박상천=공공요금 억제 대책 등 물가관리가 필요하다. △이인제=구조조정과정에서 실직된 근로자의 재교육·재취업문제는 정부가 책임질 부분이다. 수출지원업무가 (해외)공관의 최우선 업무가 되도록 분명한 지침을 내려야 한다. △한화갑=중소기업이 내는 세금이 연간 7천억원에 이른다. 1∼2년 정도 전면적 감세조치를 통해서라도 중소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고용증대 효과도 있을 것이다. △박상규 총장=IMF사태 이후 분식회계가 아닌 실제 어려움 때문에 적자보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세무조사를 유보해달라. △정동영=국민의 정부 들어 오히려 소득격차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서민·중산층을 위해 사원주주제 등 구체적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김 대통령=경기가 별로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미국 일본의 불경기가 원인이다. 한국경제는 4대개혁으로 체질개선에 상당한 성과를 거둬 튼튼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성장잠재력 상위 23개국 중 싱가포르가 1위,한국이 2위고 UNDP 기술지표도 72개국 중 한국이 5위로 돼있다. 국제적 관점에서 한국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상시개혁체제로 체질을 더욱 개선하고 수출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역사교과서 왜곡 △김근태=유네스코에 조사위원회 설치를 건의하고 유엔총회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남북역사학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하도록 하자. △한화갑=국제적 연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연구해 나가자. △정동영=국사를 제대로 기술하고 가르쳐왔는지 돌아볼 필요있다. 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차제에 검인증교과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인제=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일본내 양심적 지식인들과의 연대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 대통령=일본이 과거문제를 진실로 반성하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게 문제다. 사과하고 교육한 독일에서 배워야 한다. 과거 20년대 대공황의 피해를 입으면서 군부가 나서고 국수주의로 나가 결국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진 것을 경험한 우리 국민은 이런 상황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재창·김병일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