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주가의 추가하락,달러화 평가절하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이같은 경고는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중남미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미국발 세계 경기 둔화가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주목된다. IMF는 12일 연례 국제 자본시장보고서를 통해 "미국 등 세계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아직도 고평가된 상태"라며 "미국 주가가 급격한 재조정을 받아 떨어질 경우 세계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가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미국의 생산성이 여전히 높다는 '가정' 아래 미국 증시가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같다고 경고했다. 이어 두 가정이 틀린 것으로 판명됐을 때 기업의 순익은 떨어지고 주가와 회사채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가 다른 나라보다 더 가파르게 하향 수정될 경우 달러화 가치가 추락할 수 있으며 세계 외환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이 금융부문 악화에 대해 계속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미국발 금융쇼크가 유럽의 실물경제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는 일본에 대해서도 금융 및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에 별다른 진척이 없으며 주식 및 정부채권,부동산 시장 모두 위기에 노출된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경우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가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시장에 대한 순자본 유입이 지난해 3백93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에 비해 55% 줄어든 것으로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우리금융지주회사 설립 등을 통해 제2차 금융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나 점차 고용안정이 중시되고 있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많은 전문가들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실질적인 동기가 대규모 감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믿고 있다"고 적시했다. 국민·주택은행 통합의 경우에도 "지주회사 설립보다는 타당성이 있으나 양측 은행장 모두 감원할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