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소중함을 알게됐습니다. 여기서 얻은 경험이 앞으로 사회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시 남구 주안동에 위치한 에베스전자.레저·스포츠 등 생활용 무전기와 차량용 핸즈프리를 만드는 이곳에서 인천재능대학 전자통신학과 2학년생 6명이 지난 9일부터 땀 흘리며 중소기업현장 체험활동(중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80평 남짓한 공간에 설치된 3개의 생산라인을 타고 흐르는 회로기판에 납땜도 하고 무전기와 핸즈프리를 조립하느라 손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10대가 돌아가고 있는 곳이지만 이들은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흥겨운 콧노래를 부르며 제품을 만들고 있다. "처음엔 생산 현장이 생소해 어려움이 많았다. 며칠 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일에 재미도 붙었다. 또 같이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도와주고 있어 어느정도 자리잡았다" 삶의 현장에서 노동의 의미를 배우고 있다는 김지혜(24)씨는 "중활에 참여한 6명이 모두 같은 과 친구여서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퇴근 시간일 정도로 흥미를 느낀다"며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았다. 회사 직원으로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의 아주머니들이 '수고한다'며 냉커피를 타줄 땐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이들은 말한다. 아주머니들도 학생들을 자식처럼 여기며 세심하게 보살펴 주고 있다. 이병민(24)씨는 "인생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중활에 참가하면서부터 사회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핵심은 바로 중소기업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일하며 느낀 소감을 밝혔다. 이 회사 김성진(44)사장은 대학생들의 중활에 큰 만족을 나타냈다. 무전기와 핸즈프리를 하루에 1천대씩 생산하는 데 대학생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단순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의 근무 태도가 좋고 착실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직원들에게 자극을 주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에베스전자에서 40분 가량 떨어진 인천 남동공단 2단지에 있는 삼원제관에도 남녀대학생 3명이 일하고 있다. 음료수 알루미늄 캔 제조업체인 이곳 서석현(45)공장장은 "대학생들이라 잔꾀를 부릴 줄 알았는데 잘못된 생각임을 금방 알게 됐다"고 솔직히 말했다. 여기서 일한 지 이틀째인 인천전문대학 전산학과 2학년 이지은(20·여)씨.전공과는 다른 포장 일을 주로 하지만 남학생들보다 일의 속도가 빠르다. 그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보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환하게 웃으면서 캔을 상자에 담았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