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문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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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문자메시지용 축약어와 기호가 옥스퍼드 사전에 기재됐다는 소식이다.
최근 개정된 옥스퍼드 사전에 'B4(Before:전에)' 'TX(Thanks:고맙다)' 'BCNU(Be Seeing You:나중에 보자)' 'HAND(Have A Nice Day:좋은 하루 되길)'같은 줄임말과 '-)'(기쁘다) '-Q'(이해할수 없다)등의 이모티콘이 정식으로 포함됐다는 것이다.
"문자메시지 이용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더이상 휴대폰 언어를 무시할 수 없어 합법적 영어로 인정한다"는 게 출판사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세계이동통신 시스템(GSM)협회는 지난 1∼3월중 세계에서 교환된 문자메시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이상 늘어난 5백여억개였다고 발표했다.
문자메시지 세상인 건 국내가 더하다.
지하철과 버스에서 고개를 숙인채 손을 움직이는 10∼20대는 대부분 메시지 송신중이다.
휴대폰에 전화번호 하나 입력하기도 쉽지 않은 세대에게 '한달에 문자메시지 4백건 무료'라는 광고는 거짓말같지만 최근 열린 타자대회에선 분당 1백50타를 친 사람도 나왔다.
문자메시지가 이처럼 확산되는 건 전화 통화보다 싼 데다 언제 어디서나 몰래통신이 가능하고 e메일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음성전화와 달리 보존되는 것도 장점이다.
이때문에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용에서 기업의 마케팅 및 정치권의 홍보 수단으로 확대된 것도 붐의 요인이다.
전화는 1인당 하루 5백통 이상 하기 어렵지만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20분 안에 10만명에게 같은 내용을 보낼 수 있는 만큼 기업의 고객관리 및 새 상품 정보 제공용 등으로 널리 쓰이는 것이다.
휴대폰 언어는 일반언어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4U'는 'For You','%9단'은 프로9단을 뜻한다.
언어는 동시대 사회현상을 대변하는 만큼 억지로 거스르기 어렵지만 축약어에 익숙해지면 원래 말을 잊게 될 지도 모른다.
이미 초중생 가운데는 겹받침을 모르는 아이들 투성이라고 한다.
올바른 국어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이제쯤 우리도 널리 쓰이는 문자메시지 언어와 이모티콘의 표준화나 정리작업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