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증시를 수렁에서 살려냈고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들이 투자심리를 회복시켜 주는 등 월가가 모처럼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바닥'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이어서 IBM 인텔 씨티그룹 GM 등 이번주에 발표되는 주요 종목들의 수익상황에 따라 주가는 다시 한번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증시의 영웅은 단연 마이크로소프트. 다우와 나스닥에 모두 편입되어있는 이 회사는 2.4분기 수익이 월가의 전망보다 좋을 것이라는 발표로 목요일(12일) 다우를 2.3%, 나스닥은 5.3% 끌어올렸다. 2,000선 밑으로 주저앉았던 나스닥이 가볍게 2,000선을 회복했음은 물론이다. 모토로라와 야후의 수익발표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것도 월가의 비위를 맞췄다. 이날 하루만에 모토로라는 16.1%, 야후는 7.2% 뛰어올랐다. 통상 주가가 크게 오른 이후엔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난주는 목요일의 폭등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상승세가 이어졌다. 노동부와 상무부, 그리고 미시간대학에서 세가지의 긍정적인 경제지표들이 증시에 힘을 불어준 탓이다. 주요 골자는 △6월중 도매물가지수가 지난해 8월이후 처음으로 0.4% 하락하는 등 인플레 우려가 크게 줄어들었고(노동부) △신규차량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6월 소비재판매가 0.2% 늘어났으며(상무부) △7월중 소비자심리지수가 93.7로 지난달(92.6)보다 좋아졌다(미시간대학)는 것. 이처럼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지난주 다우는 2.8% 오른 10,539.36을,나스닥은 4% 상승한 2,084.79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기는 두달만에 처음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전망이 장및빛 일색은 아니다. "경기가 나빠지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개선될 기미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는 존행콕펀드의 존 포렐리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일반투자자들의 경우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 주식을 사면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는 것 같다"고 요즘의 투자심리를 설명한다.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과거의 실적보다는 앞으로의 전망에 집중되고 있다. 칩메이커인 AMD와 주니퍼네트워크스는 이런 분위기를 잘 입증해 준다. 2.4분기 수익이 월가의 마지노선에 겨우 턱걸이 했지만 3.4분기 수익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이 두회사는 수익발표가 나온 금요일 각각 7.1% 와 3.6% 하락했다. 수익목표만 맞추면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던 지금까지의 패턴과는 좀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