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구본무 LG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손길승 SK 회장 등 주요그룹 총수들은 올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사실 총수들에겐 휴가가 따로 없다. 워낙 시간을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간이 나면 자택에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하는 게 휴가라면 휴가다. 지난해 삼성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독서를 하며 휴가를 보냈던 삼성 이 회장은 올해도 별도의 휴가계획은 잡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25일 독일로 출국해 현재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다. 귀국한 뒤 시간이 나면 지난해처럼 승지원에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하지 않겠느냐는 게 측근들의 설명. LG 구 회장은 오는 8월1일부터 4일까지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개최와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계기로 더욱 부각되는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내수 부진을 타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동기식 IMT-2000 등 통신사업 전략구상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현대·기아자동차 정 회장은 지난주 제주도에서 열린 신입사원 하계수련회에 참가한 것으로 휴가를 대체했다. 정 회장은 수련회에서 'CEO특강'을 실시한 데 이어 해변 체육대회에도 참여해 사원들과 줄다리기 및 달리기를 함께 하며 일체감을 불어넣는 교육에 앞장서 눈길을 끌었다. SK 손 회장은 외부 강연과 그룹구조조정등 바쁜 일정으로 휴가를 잊은 케이스. 손 회장은 오는 22일과 30일 각각 제주도에서 시작되는 전경련과 21세기 경영인클럽의 하계세미나에 참석해 강연을 하기로 했다. 유상부 포항제철 회장은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낼 예정이다. 평소 소홀히 했던 천체 우주관측 취미를 되살려볼 예정이라고. 유 회장은 천체 망원경으로 직접 우주를 관찰하고 인터넷의 관련 사이트도 열심히 검색해 볼 작정이란다. 미국 출장에서 최근 돌아온 한화 김승연 회장은 이달 말께 사흘 정도 집에서 가족과 함께 쉴 계획이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은 아직 휴가계획을 잡지 않은 상태지만 집에서 쉴 것이라는 게 회사측 얘기. 두산 박용오 회장과 코오롱 이웅렬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휴가 없이 여름을 보내기로 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