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식투자를 통해 손실을 많이 봤는데 고희탁 펀드매니저를 따라하면서 상당부분을 만회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테니 열심히 해 주세요" 한경스타워즈 누적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투신운용 고희탁 펀드매니저가 최근 한 투자자로부터 받은 전화내용이다. 지난 5월21일 채승배 전 삼성투신운용 펀드매니저의 뒤를 이어 한경스타워즈에 참가한 고씨의 현재 누적수익률은 74.82%. 채씨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을 당시 채씨의 누적수익률 18.79%를 감안하더라도 두달 가까운 기간에 56.03%포인트의 수익률을 더 올렸다. 특히 이 기간 중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8.6%, 15.5%씩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고씨는 눈부신 수익률을 기록 중인 셈이다. 그러나 고씨가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수익률이 1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장기보유 원칙아래 단타매매를 삼가는 그의 매매패턴이 많은 투자자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고씨는 한경스타워즈 출전 이래 지금까지 주당 평균 2회 남짓 매매하고 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하루에도 10∼20회씩 초단타 매매에 치중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수익성과 성장성은 종목선정의 필요충분조건 고씨가 한경스타워즈 참가 이래 손을 댄 종목은 단 4개에 불과하다. 거래소 종목 중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유일하고 나머지 3개는 삼영열기 휴맥스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코스닥의 '가치주 3인방'이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수익성과 성장성이라는 핵심 기업가치를 모두 갖췄다는 것. 두산중공업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전환형 기업이라는 장점과 함께 세계적인 발전수요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이다. 삼영열기는 폐열회수장치(HRSG) 세계 1위 업체라는 경쟁력과 함께 30% 이상의 높은 이익률을 자랑하는 우량 기업이다. 또 유럽시장에서 셋톱박스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는 휴맥스와 동남아에서 '리니지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게임소프트웨어 업체 엔씨소프트 등도 한국을 대표하는 가치주. ◇ 기업을 본 뒤 가격을 보라 고씨는 세밀한 기업분석을 통해 우량종목을 고른다. 한번 매수하면 가급적 주가추이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단기 주가 변동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 수익률에 이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바이 앤 홀드(Buy & hold)'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 물론 목표 수익률은 PER(주가수익비율), EV/EBITDA(감가상각전 영업이익대비 기업가치) 등의 주가 지표를 최대한 활용해 산출된다. 이같은 매매전략을 구사해 가장 재미를 본 종목이 바로 두산중공업이다. 고씨는 5월말 두산중공업을 매수한 뒤 한 달가량 이 종목만을 보유한 끝에 51.08%의 종목 수익률을 거둬냈다. 이 대목에서 고씨의 한마디는 투자자들이 충분히 귀기울일 만하다. "종목을 찾은 뒤에야 가격이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가격은 누구도 모르는 것인데 이것만 쫓아 매매를 하는 것은 도박과 다를게 없습니다. 투자는 정밀한 분석을 통해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고르는 것이고 그때부터는 가격을 멀리 하십시오" 기업내용이 변하지 않는 한 손절매는 없다 고씨는 스타워즈 참가 이래 한번도 손절매를 한 적이 없다. 매매횟수가 워낙 적은 영향도 있지만 현재 보유종목중 휴맥스와 엔씨소프트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들고 가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 10일 10만원에 3백주를 산 뒤 이튿날 9만4천3백원으로 내리자 1백주를 더 보탰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스타워즈 게시판에는 고씨의 이같은 매매패턴을 보고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 있다. 이에대한 고씨의 대답은 이렇다. "기업내용이 변하지 않았는데 왜 손절매를 합니까. 기업내용은 그대로인데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내렸다면 거꾸로 살 기회이지 않습니까" 장세전망 및 향후 전략 =고씨는 현재 우리경제가 바닥을 통과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그는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며 "지금은 주식 매수를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만할 때"라고 말한다. 특히 경기 전환 신호가 나타날 때마다 매수량과 종목수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고씨는 권고한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경기 관련주를 눈여겨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