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에 '갈아타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과 신용금고에는 기존 대출상품을 중도에 해약한 후 금리가 1%포인트라도 낮은 상품으로 전환하려는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보험사에도 기존 보험을 해약한 후 종신보험으로 갈아타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금융소비자들이 금리변동에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자산운용측면에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전환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60%도 OK 사채(私債) 이용자들의 '금고행'이 줄을 잇고 있다. 현대스위스금고는 지난달부터 사채를 쓰고 있는 사람을 위한 대출상품인 체인지론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체인지론의 대출금리는 연 48%(한도 2백만원). 시중 은행권의 대출금리보다 5배 정도 높다. 이같은 고금리임에도 불구하고 체인지론의 실적은 매주 '수직상승'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측는 지난 13일 체인지론의 대출액이 1백6억4천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달새 6.4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연 90∼1백20%짜리 사채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체인지론으로 갈아타기 위해 문의해 오는 전화만도 하루에 2백여통에 이른다"는게 이 회사 최종욱 기획팀장의 설명. 현대스위스는 체인지론에 대한 대출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최근 연 60%(한도 3백만원)짜리 '체인지론 플러스'를 내놓기도 했다. CD연동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기 서울 송파구에 사는 배형식(35)씨는 2년전 A은행에서 빌린 아파트담보대출금 2천만원을 최근 미리 갚았다. 시중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 10.5%의 대출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억울했기 때문. 배씨는 거래은행을 B은행으로 바꾼 후 연리 7.8%짜리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탔다. 이 상품은 CD금리(3개월물)에 따라 대출금리가 적용되는 금리연동형 상품. 배씨는 이같은 갈아타기로 연간 54만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A은행에선 연 10.5%의 이율이 적용돼 매월 17만5천원을 부담했지만 B은행에선 연 7.8%의 이율이 적용돼 매월 13만원의 이자만 지급하면 된다. 국민은행의 손홍익 과장은 "CD금리가 안정세를 유지하자 기존 대출상품을 해약하고 CD연동형 대출상품으로 전환하려는 고객들이 많다"며 "하지만 CD연동형의 경우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큰 만큼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종신보험 돌풍 =암보험, 재해보험, 건강보험 등을 일괄적으로 해약한 후 종신보험으로 갈아타는 보험계약자가 늘고 있다. 삼성생명의 지난달 종신보험 계약건수는 10만3천8백48건. 지난 1월(1만3천6백57건)에 비해 6백60%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매월 급증하고 있는 종신보험 가입자의 20~30% 정도를 기존 보험을 해약한후 종신보험으로 갈아타는 고객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