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팝오케스트라인 서울팝스오케트라가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14일밤 쏟아진 엄청난 폭우로 서울 방배동 동주빌딩의 지하연습실에 둔 악기와 악보,각종 연주용품 등이 물에 잠겨 못쓰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의 코엑스 음악회 등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오케스트라측이 밝힌 피해규모는 25억원 상당. 1백10여평의 지하연습실에 어른 허벅지 높이까지 물이 차면서 개당 8천만원선의 첼로 5개와 개당 5천만원 상당의 바이올린 13개 등이 물에 젖어 악기 피해만 15억원에 달했다. 또 창단 이후 13년간 수집해온 귀중한 외국 악보 3천여개도 못쓰게 됐고 유명 연주곡을 담은 CD 1만장도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컴퓨터,복사기,팩시밀리,전화기 등 전기.전자제품들도 못쓰게 돼 단원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악기 등 귀중품들이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단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연주수입이 줄어 단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불의의 수해가 겹쳤기 때문이다. 제헌절인 17일에도 단원들과 복구작업을 벌이던 지휘자 하성호(49)씨는 "이대로 가면 간판을 내려야 할 판"이라며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