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이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매수 우위로 출발했던 외국인이 ‘인텔 부담’을 털어버리지 못한 채 매도 우위로 전환, 하락 압력을 더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도 공세를 강화, 지수 선물 9월물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인이 저가 인식 매수세를 불어 넣고 있지만 액면가 근처의 중저가주 거래에 집중, 지수 움직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인텔이 하반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반등을 시도하던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산업생산이 9개월째 하락했다는 소식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또 다시 미뤄졌다.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낮아진 국내 실업률도 경기 회복과는 거리가 멀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8일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 기업의 실적 발표와 그린스팬 FRB 의장의 하원 금융위원회 보고, 19일 하이닉스, 20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등에 시선이 쏠리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 지수 움직임은 제한되고 있다. 오태동 세종증권 연구원은 “주도주, 매수주체, 모멘텀 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텔 전망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졌다”며 “경기 회복을 알리는 시그널을 기다리는 지루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4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10 포인트, 0.75% 하락한 544.83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69.60으로 지난 월요일보다 0.57 포인트, 0.81% 떨어졌다. 하이닉스 매매가 집중되면서 거래소 거래량이 다소 늘었다. 1억7,870만주, 6,936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다. 코스닥에서는 1억7,850만주, 6,583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외국인과 개인 매도 공세를 받으면서 지수선물 9월물의 낙폭이 커지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0.80 포인트, 1.18% 떨어진 67.10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0.09로 콘탱고다.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크게 앞서고 있다. 매도는 차익 318억원, 비차익 373억원 등 모두 692억원을 기록중이다. 반면 매수는 182억원에 그치고 있다. 저가 매수세를 앞세운 개인이 647억원 순매수하며 나흘째 매수 우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178억원 순매도하며 이틀째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투신이 앞장선 기관은 408억원 어치 팔아 치웠다. 반도체 관련주가 ‘감산’을 재료로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형 통신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 방어주로 역할하고 있다. 하이닉스가 미 오레곤주 반도체 공장을 향후 6개월 동안 가동 중단할 것이라는 발표와 함께 3% 이상 뛰어 올랐다. 삼성전자도 20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저가 매수세를 받으며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 17만원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대형통신주가 뚜렷한 모멘텀이나 재료 없이 저가 메리트를 내세워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제철, 한국전력, 현대차, 기아차 등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은 프로그램 매도 공세로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업종 지수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철강금속, 보험, 서비스업, 운수장비 순으로 낙폭이 크다. 내린 종목이 543개로 오른 종목 236개를 크게 앞서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KTF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떨어지고 있다.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관련주도 1~2%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