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대한항공 801편의 괌 추락사고와 관련,당시 사망한 피해자 유족에게 대한항공은 약 7억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 사고로 숨진 2백28명 중 1백여명의 유족들만 대한항공이 제공한 위로금(2억5천만원)을 받고 합의했을뿐 나머지는 대한항공이나 미국정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이번 판결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안영률 부장판사)는 18일 괌 추락사고 당시 사망한 정모씨의 어머니 안모씨 등 유족들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한항공은 안씨 등에게 6억8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항공기의 기장이 경고음이 나온 상황에서도 계속 하강을 시도해 참사를 낸 것은 단순한 과실을 넘어 '무모하게 또는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인식하에' 이뤄진 행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항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헤이그의정서 제11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대한항공은 유족들이 당한 손해를 모두 물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