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0.50원 상승, "1,315원선 저항 받을 듯"(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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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1,310원을 지지하며 사흘 내리 오름세를 이었다. 그러나 장 자체 연속성을 찾기 힘든 흐름이었다.
시장심리는 달러매수쪽이 우세했으며 달러/엔 환율 등 주변 여건도 상승쪽에 기울어 있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월요일보다 0.50원 높은 1,31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제헌절 휴장 이후 맞이한 거래에서 개장초 내림세로 출발해 최근의 상승마인드가 누그러지는가 했으나 시장 주변여건이 상승쪽에 우호적으로 작용, 반등했다. 125엔을 뚫고 올라선 달러/엔이나 약세를 면치 못한 증시 등이 시장심리 호전을 가로막았다.
예상외의 환율하락기조에 지난 월요일 달러매수초과(롱) 상태로 넘어온 일부 거래자들의 달러되팔기(롱처분)로 하락폭이 깊어지기도 했으나 추종세력이 없었다.
환율 안정을 바라는 외환당국의 입장 등을 반영, 장중에는 흐름이 극도로 제한됐다. 두드러진 변수가 없었고 거래자들도 여름 휴가를 맞아 하나둘 떠나는 분위기가 조성돼 시장에 활력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
1,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외환보유고 등의 부담으로 급등 장세는 기대하기 어렵고 상승해도 더디게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분간 지릴멸렬한 흐름이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사자(롱)마인드는 여전히 유효하며 과감한 팔자(숏)세력이 없다"며 "최근 환율 상승세가 1,315원까지 갈 것으로는 보고 있으나 추가 변수가 없으면 이 선에서 다시 숏마인드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이 126엔대로 오르고 역외에서 강한 매수세가 들어오면 상승가능성이 많으나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며 "내일 오전에 달러/엔이나 NDF환율이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하루 방향이 결정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장을 움직일만한 모멘텀이 없다"며 "시장은 롱으로 가는 분위기이나 엔이 어디로 튀고 나스닥지수에 따른 NDF시장 흐름이 중요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일은 1,308∼1,315원에서 조용한 흐름을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 매수 심리 여전 = 시장의 매수심리는 살아있었다. 개장초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도산아카데미 주최 조찬강연에서 "환율은 시장의 수급에 맡기는게 옳다"며 투기성 움직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단기간에 강한 달러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달러화의 거품여부는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미국의 강한 달러로 인해 미국은 외국인투자 유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안정에 대한 당국의 시각을 드러냈으나 시장은 매수심리를 바탕으로 개장초의 내림세에서 오름세로 바꿔놓았다. 엔화를 비롯 동남아 통화 불안은 이같은 심리를 강화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전중 125엔을 놓고 수급공방이 펼쳐졌으나 오후 들어 무디스가 일본 생명보험사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상승세를 타 125엔을 넘어섰다.
그러나 달러/엔은 125.30엔에서 번번히 막히면서 달러/원의 정체에 한 몫했다.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반적인 달러 강세하에서 125.50엔 주변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반발 엔화매수가 작용, 전날 125.43엔에서 124.96엔으로 하락 마감한 바 있다.
업체는 네고나 결제 한쪽으로 몰리지 않았으며 소극적인 거래에 나섰다. 초반 1,306원선까지 내려설 때 강한 결제수요가 등장했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이후에는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역외는 개장초 매수쪽에 약간 기울었으나 이후 관망세로 돌아섰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지난 월요일보다 3.20원 낮은 1,308원으로 출발, 내림세를 타며 이날 저점인 1,306.50원까지 내렸다.
지난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NDF환율이 엔화의 진폭을 따라 1,310.50원까지 내려섰고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역외 투기움직임에 대한 대처발언을 반영했다.
이후 환율은 125엔 상향돌파를 시도하는 달러/엔 반등을 타고 1,307원, 1,308원으로 차근차근 레벨을 높여 1,309원선에서 거래되다가 1,30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오른 1,31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오름세를 이으며 지난 월요일 마감가의 약보합권 수준에 진입했다. 꾸준히 오름세를 타던 환율은 1시 43분경 1,311.20원으로 전날 수준에 다다른 뒤 1,311원선을 누비다가 2시29분경 1,312.2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소폭 되밀려 1,311∼1,312원 범위에서만 노닐다가 4시경 1,312.50원으로 고점을 경신한 뒤 이내 되밀려 1,312원선을 거닐다가 마감했다.
지난 월요일에 이어 주식 순매도를 기록한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89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으나 코스닥시장에서는 균형을 이뤘다.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장중 고점은 1,312.50원, 저점은 1,306.5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6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2억4,38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7,9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5,160만달러, 3억3,990만달러가 거래됐다. 19일 기준환율은 1,310.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