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74년이후 최악] 美 벤처펀드 2분기째 적자 '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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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산업의 종주국인 미국의 벤처캐피털도 세계경제 침체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1천2백개 벤처펀드가 올 1.4분기에 평균 8.9%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들 펀드는 작년 4.4분기에도 6.3% 손실을 냈었다.
벤처펀드 성적표를 매긴 미국의 톰슨파이낸셜벤처이코노믹스는 2분기 연속 평균적으로 손실이 발생한 적은 1974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조사기관은 70년부터 벤처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해왔다.
벤처펀드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유는 경제침체가 지속되면서 투자한 벤처기업중 문을 닫거나 헐 값에 팔리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자금 구하기가 어려워지다보니 벤처펀드가 당초 투자한 배수에 비해 더욱 낮은 배수로 후속투자를 받는 벤처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들 벤처기업에 대한 평가절하가 불가피해졌고 이는 벤처펀드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나스닥의 침체로 벤처펀드의 수익성은 악화일로에 있다.
벤처펀드는 투자기업을 기업공개시키는 것으로 투자수익의 대부분을 챙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처펀드의 2분기 연속 손실 발생이 '벤처투자는 장기적인 게임'이라는 인식을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큰 의미를 갖지 않아 보인다.
부실투성이의 벤처펀드도 단 한방의 홈런이면 대박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한 신생기업 한 곳만 큰 성공을 해도 펀드의 성공은 보장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96년 초 결성된 벤처펀드들이 1분기에는 19%의 평균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들 펀드가 해산된 뒤 거둔 최종수익률은 연평균 94%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침체가 벤처펀드를 벼랑 끝에 내몰고 있지만 벤처펀드의 최종 성적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