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인 지난 98년보다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의욕을 크게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를 만나고 있는 이남우 삼성증권 상무는 19일 "대만과 일본 증시가 폭락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이 낫다는 것은 거의 무의미하다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계 헤지펀드와 유럽계 펀드는 투자자들의 환매로 이머징마켓 주식을 내다파는 상황이라고 이 상무는 설명했다. 다만 장기투자를 하는 초대형 뮤추얼펀드와 연기금만 저점 매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기술주의 사이클에 대한 확신이 없어 아시아에 대해서도 특별한 전망이 없으며 아시아 주가가 충분히 반등한 후 추격 매수하겠다는 것이 대체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거시경제 관점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일본 경제와 엔화의 추가 절하 가능성"이라며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가 최근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분기실적에 관심이 없고 하이닉스반도체의 회생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에 대해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