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 상황에 대비한 기업들의 현금확보 방안은 회사채 등의 발행 유가증권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 투자축소 및 연기 등 크게 3가지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자산매각을 병행하는 추세다. 더러는 미래의 매출채권까지 담보를 제공하고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물론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각종 운영비의 대폭 삭감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삼성전자의 경우 하반기 투자규모를 당초 계획 대비 1조원 줄였으며 각 사업부별로 각종 행사비 출장비 교제비 회의비 교통비 등 불요불급한 경비 지출을 없애기로 했다.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1조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위한 채권 발행도 계획중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4천5백억원에서 2천5백억원으로 44% 줄인 데 이어 하반기 투자비 1천2백억원도 공정 개선 등 꼭 필요한 부분에만 쓰기로 했다. 삼성SDI도 하반기 중 신세기통신 주식 등 투자유가증권을 처분키로 했다.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3천5백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 상반기 2천억원에 이어 추가 발행을 검토중이다. 삼성물산도 상반기 LA 칼레이도스코프빌딩 등 1천3백8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러시아에 있는 오피스 빌딩과 양산 어곡 공단 등 1천8백억원 가량의 부동산을 매각키로 방침을 정했다. ◇LG=구본무 회장의 지시에 따라 대대적인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5천5백억원으로 계획한 시설투자비를 꼭 필요한 것만 집행키로 했다. 관리비 등 경상 비용도 지난달부터 20% 줄였다. 신세기통신 지분 등을 매각,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1조원 가량의 차입금을 갚는 데 우선적으로 쓸 계획이다. LG전선은 지난 9일 회사채(CB) 4백억원 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내달 중 2백억원 규모의 추가 사채발행을 검토중이다. 공조기계 구리통신선 등 비주력 사업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LG산전은 지난주 LG캐피탈 지분 11.89%를 CSFB에 2천9백11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데이콤 주식 1백46만주와 서울 등촌동 물류센터 등도 올해안에 처분할 계획이다. LG이노텍은 경남 양산에 있는 스위치 볼륨과 스피커 공장의 매각작업을 진행중이다. ◇SK=그룹 차원에서 올해 약 4조6천억원을 투자비로 잡았다가 불황에 대비한 자금확보 차원에서 투자 규모를 10% 축소키로 했다. 또 SK(주)와 SK글로벌이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 14.5%(약 30억달러)를 일본 NTT도코모에 매각키로 하고 현재 협상중이다. SKC가 보유중인 SK증권 SK글로벌 주식과 SK텔레콤의 하나로통신 주식도 팔 예정이다. SKC의 연구개발 사업부문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지난 18일 1천4백25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1조5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1조원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5천억원은 단기 부채를 장기로,고금리 사채를 저금리로 바꾸는 부채 구조조정을 계획중이다. ◇중견그룹=금호의 경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각각 1천1백억원 및 3천억원 어치의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했다. 연말까지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자산 매각을 통해 2천3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연말께 추가 ABS 발행을 통해 1천7백억원 가량을 추가 확보키로 했다. 동부그룹에서는 동부전자가 해외 투자은행 등으로부터 연말까지 3억1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반도체 사업자금으로 비축할 계획이다. 포철도 하반기 중 3천억∼4천억원 정도의 회사채를 발행,운영자금이나 달러 부채를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다. 하반기 시설투자금 4천9백억원은 내부유보금으로 충당키로 했다. 한진도 연말까지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1천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심기.정지영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