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인하 눈치작전 .. 韓銀총재 전격거론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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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이후 예금금리를 일제히 내린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는 문제를 놓고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대출금리도 내리는게 바람직하다"고 언급, 은행권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장 인하를 결정하기 보다는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은행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내달중 인하 방안을 검토하는게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요즘은 시장금리에 연동해 금리가 결정되는 대출상품이 많이 확산되고 있다"며 "대출금리를 굳이 내리지 않아도 이미 고객의 이자부담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시장실세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인 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뒤늦게 내린 것 뿐"이라며 "콜금리가 내려갔다고 대출금리를 내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더라도 기준금리는 그대로 둔 채 신용도나 기간에 따라 덧붙이는 가산금리 폭을 약간 조정하는 식으로 생색만 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주택은행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주택자금 대출금리를 연 9∼11%에서 9.5∼10.5%로 조정, 장기대출만 금리부담을 낮췄다.
상환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기간가산금리'만 0.05∼0.5%포인트 인하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달초 단행된 콜금리 인하 효과는 적어도 3개월은 지나야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은행권에서 대출금리를 내리는 데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