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가격급등] 일부종목 '품귀' .. 원인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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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회사채 가격급등)은 채권시장에서 회사채의 인기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국고채 금리가 5%대 중반에 머물자 은행 보험 연기금 등 주요 채권 투자자들의 매기가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큰 회사채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기업자금 개선 정책으로 투자리스크도 크게 줄어들어 회사채는 이들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 바이어 마켓에서 셀러 마켓으로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거래규모는 지난 1월 12조9천7백96억원에서 6월에는 24조6천5백37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채권 거래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1월 5.46%에서 6월말 10.8%로 크게 높아졌다.
이같은 외형적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회사채의 '몸값' 상승은 분명해지고 있다.
동부한농화학 하이트맥주 등 BBB등급의 우량 회사채의 경우 증권업협회의 공시 수익률보다 최고 2.55%포인트(255bp)까지 우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또 두산 한화 코오롱 계열사 등 BBB-등급의 우수 종목들의 실제 거래수익률도 공시 수익률보다 2%포인트 가량 낮은 8%대에 형성되고 있다.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시장 평균 수익률에 할증 금리를 얹어주고 회사채를 발행하던 지난해말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다.
회사채에 대한 인기가 이처럼 높아지자 BIS비율 등 자산 건전성을 위해 회사채 매입을 꺼려 왔던 우량 은행들의 태도도 바뀌고 있다.
S은행의 경우 자체 자산인 고유계정 운용과 관련, '회사채 전용펀드'를 개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한 증권사 채권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업들이 회사채 소화를 위해 증권사를 찾아다녔지만 요즘에는 일부 인기종목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면서 "바이어 마켓(Buyer's market)에서 셀러 마켓(seller's market)으로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 5%대의 국고채 금리로는 만족할 수 없다 =최근 금리 하락 양상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5.00%까지 내려간 지난 2월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시에는 채권시장의 매수세가 국고채에 집중돼 회사채의 동반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국고채 금리는 5% 초반까지 하락한데 반해 회사채 BBB-등급 수익률은 연 11.5%선에서 형성돼 금리차(스프레드)가 6.5%포인트나 벌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BBB- 금리간의 격차가 5.4∼5.5%포인트로 1%포인트(100bp)가량 좁혀졌다.
한화증권 오동훈 연구원은 "연초에는 경기악화 전망과 이에 따른 기업 부도위기로 국고채 금리만 내려가는 안정성 선호현상(Flight to Quality)이 두드러졌다"며 "그러나 경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기업들의 부도위험이 그만큼 줄어 회사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프라이머리 CBO발행 유도 △비과세 고수익펀드 도입 등 정부의 기업자금 개선 정책도 회사채에 대한 불안심리를 완화시키면서 투자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속적인 국고채 금리 하향 안정화 조치를 취함에 따라 채권 매수자금이 회사채 쪽으로 넘어오는 '스필오버(Spill over)'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투신증권 신동준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회복과 회사채 시장 활성화 등을 감안할 때 신용등급 상향가능성이 있는 BBB등급 이하 채권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