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이 현실로 드러나고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면서 확신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산업생산이 6월까지 아홉달 연속 감소하고 수입이 큰 폭 줄어 경기둔화를 확인했다. 인텔,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의 선두주자 마저 지구력이 떨어졌다. 미 경기선행지수가 석달 연속 올랐다. 그러나 '6개월 뒤면 경기가 뜨게 돼 있다'는 딱부러진 전망은 나오지 않았다. 지수를 내는 컨퍼런스 보드는 오히려 선행지수를 다음 같이 거꾸로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취약하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실적 부진의 압력을 버티며 비교적 선방했다. 다우존스지수는 0.36%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2.66% 떨어지면서도 2,000선은 지켰다. 국내 증시는 이에 비해 낙폭이 컸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이보후퇴 뒤 반보전진을 거듭한 끝에 각각 1.97%, 3.59% 내렸다. 오른 뉴욕 증시를 따르는 대신 장 종료 후 나온 실적악재를 먼저 반영했다. 이번주 증시는 강세논리를 뒷받침할 만한 재료가 마땅하지 않다. 저가메리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통신주의 움직임이 그나마 관심을 끌고 있다. 현물시장 체력이 저하되면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에 따른 프로그램매매의 위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에서도 뚜렷한 호재감이 눈에 띄지 않는다. 낙폭과대, 실적호전, 업종대표 등 방어적인 여러 조건을 충족하는 종목에 한해 단기매매할 것을 권하는 까닭이다. 세계 PC판매가 2/4분기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컴퓨터, 반도체 등 '한 배를 탄' 업종의 지난 분기 실적 악화를 다시금 확인케하는 소식이었다. 23일 월요일 발표되는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6월 주문출하비율도 낮은 수준을 맴돌 것으로 본다. 이번주에도 컴퓨터, 반도체, 통신서비스 및 장비 등 정보기술(IT) 부문 실적이 잇달아 공개된다. 경제지표는 6월 주택판매와 내구재주문, 2/4분기 경제성장률 등이 예정돼 있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포항제철이 수요일에, 삼성전기는 금요일에 경영성과를 내놓는다. 통계청은 금요일에 6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수출출하 저조가 지속되고 있어 개선된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월요일 뉴욕 증시는 반도체장비 주문출하비율과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인피니온, 3M, 굿이어타이어 등의 실적과 전망을 반영하며 등락하게 된다. 장 종료 후 분위기는 AT&T, 알테라, 아마존 등에 달려 있다. 화요일에도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하니웰, 킴벌리 클라크, 루슨트 테크놀로지스 등 기업이 지수를 움직일 전망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분기 1.2%에서 2분기에는 1% 아래로 떨어졌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은 금요일에 발표된다. 6월 재고와 무역수지를 반영하지 않은 추계치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 4월 말 2.0%로 높게 추계되면서 인텔의 낙관론과 기습적 금리인하와 더불어 오름세를 강화했다가 결국 1.2%로 확정집계된 바 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