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수익률(금리)과 채권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 즉 채권수익률이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지고 수익률이 하락하면 채권값은 상승한다. 채권의 현재 가치는 미래에 행사하기로 예정된 권리를 이자율로 할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채권수익률은 채권 유통시장의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여기에는 경기동향, 예상 물가상승률 등 일반적인 경제여건이 영향을 미친다. 경기상승기에 기업들은 많은 자금을 확보해 투자를 늘리려 한다. 결국 기업들의 채권 발행(공급)이 늘어 수익률이 상승(채권가격 하락)한다. 반대로 경기후퇴기에는 "기업 자금수요 축소->채권 발행(공급) 감소->수익률 하락(채권가격 상승)"의 양상을 보인다. 또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 수익률이 올라간다. 물가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는 명목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상승분을 보상받으려 할테고 기업은 물가가 오르면 같은 명목금리라도 실질적인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어 채권발행을 늘리기 때문이다. 통상 채권수익률을 실질GDP(국내총생산) 증가율과 예상 물가상승률의 합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채권수익률은 채권 만기나 발행 주체의 신용도 등에 따라서도 변한다. 통상 채권은 만기가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장기채일수록 대개 제 값을 받고 팔기 어려워 유동성이 떨어지고 불확실성(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개별 채권의 신용위험에 따라서도 수익률에 차이가 생긴다. 올초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에 따라 투자자들이 3년만기 국고채로 과도하게 몰려 수익률이 급락한게 대표적인 예다. 연초 국내 경기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무위험" 자산인 국고채로 몰려들었고 결국 지난 2월엔 장기채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이후 통화당국이 국고채 과열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대의 고공 행진을 거듭,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반등했다. 특히 4월엔 거액의 세금 납부로 자금 수요가 늘어난데다 투신사 MMF(머니마켓펀드)의 수신고 급감으로 채권 매물이 쏟아졌고 금융회사들의 자금운용 단기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7%에 육박했다. 이후 기금 등 장기 기관투자가들의 채권 매수세가 살아나고 한국은행도 통안채 순상환 기조를 유지하는 등 통화 공급을 늘리면서 금리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계속되는 수출 부진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생산 둔화, 재고 누적 등으로 경기 회복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면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최근 5%대로 재진입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