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기획 미주법인 '로버트 슐만' 부사장 ] "광고주(기업)와 광고회사가 동반진출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제일기획 미주법인의 로버트 슐만 부사장은 광고회사와 기업이 짝을 이뤄 해외로 진출해야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맥켄에릭슨,하쿠오도 등 미국과 일본의 유명 광고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이 있는 슐만 부사장은 "광고회사가 아무런 기반없이 무작정 해외로 나가면 문화적 장벽에 가로막혀 십중팔구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광고주와 동반진출한 뒤에는 과감하게 현지 전문인력을 채용해 국제화 된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덴츠나 하쿠오도가 해외진출에 사실상 실패한 이유도 문화적 차이를 경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슐만 부사장은 외국에 진출하는 기업도 현지 광고회사를 선택하는 것보다 한국의 광고대행사와 함께 나가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외국광고회사에게 기업문화나 장점을 전달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제대로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광고회사들이 국내시장을 다국적 광고사에게 빼앗기고 있는데다 해외시장개척도 못하고 있어 위기에 직면했지만 무작정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더 큰 화를 불러온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지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투자규모를 늘리며 자생력을 키워가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제일기획 미주법인은 지난 92년 설립돼 10년째를 맞고 있지만 아직까지 삼성전자 광고만 대행하고 있다. 슐만부사장은 "이제 기반을 잡았기 때문에 1~2년 후에는 미국기업들의 광고수주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취급고가 8천5백만달러이지만 2년내 1억5천만달러까지 늘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슐만 부사장은 "한국광고는 너무 많은 메시지를 나열식으로 전달해 산만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판매를 직접적으로 권유하는 방식이 많아 세련미가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