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 균열없는 박스권, 다시 엔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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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움직임이 탄력을 잃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로의 돌입을 예고하는 듯 환율은 조심스레 다리를 건너고 있다.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가 그린스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한 마디로 풀이 죽은데다 지난주 환율의 최대 변수로 지목되던 아르헨티나발 신흥시장의 위기감이 수면 아래 잠복했다. 언제 터질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시장의 가시권에서 다소 멀어졌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야는 다시 엔화로 돌아갔다.
이번주 환율은 달러/엔 환율과 잠시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는 가운데 변동성이 제한된 흐름이 예상된다. 거래 범위는 전반적으로 1,298∼1,313원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형성된 환율상승 기대심리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심산이지만 지난 16일 기록한 장중 전 고점 1,313.20원에 대한 상향 돌파가 쉽지 않아 보인다. 월말분위기를 조성하는 시점인데다 달러/엔의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다.
방향을 가지고 이동하는 흐름이 아니라 순간적인 수급상황과 분위기에 따른 장세는 계속되고 사자(롱)마인드도 아직 고삐를 잡고 있다.
◆ 달러화, 그들만의 리그 = 지난주 초만해도 아르헨티나에서 불어온 신흥시장 불안감에 따른 환율 상승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두달여를 지켜온 1,290∼1,310원의 박스권을 벗어 새로운 범위를 형성할 수 있는 시점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예상밖에 바람은 불어오지 않은 채 달러 강세가 꺾이며 엔화의 가치가 올라간 것이 원화에 영향을 미쳤다.
그린스팬 FRB의장은 18일 하원 통화정책 관련 증언에서 "미국경기의 불확실성으로 금리를 다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미국 경기에 대한 회복기대감이 수그러들면서 달러화가 고개를 떨궜다.
오닐 장관이 달러 강세 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발언은 달러화 지지에 힘을 싣지 못했다.
지난주 말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서 당초 기대했던 달러 강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국제 외환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못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강세 트렌드가 깨지느냐 마느냐는 국제금융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미국은 자본수지 흑자기조 유지를 위해 이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달러/엔을 향한 마음 = 달러/엔은 지난주 말 122.96엔까지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으며 추가로 122엔대 초반까지 밀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만 엔화에 대한 향후 전망도 엇갈리고 있어 큰 폭의 변화는 자제될 전망이다.
현재 수준이 최근 박스권 123∼126엔 범위에서 단기 바닥권이라는 견해와 엔 약세의 진행이 더 이상 어렵고 추세 전환을 바라본다는 시각이 맞서 있다. 그러나 엔화 스스로 자맥질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음을 감안하면 엔 약세는 여전히 대세다.
고이즈미 총리가 G8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지속적인 구조조정 의지를 밝히고 G7의 지지표명한 데 이어 일본 경제관료는 "엔화 약세는 일본의 정책이 아니다"며 "달러화와 엔화의 현 수준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해 의도적인 엔화 약세를 이끌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엔화가 동남아 통화와 중국 위안화에 미치는 영향과 일본 경제와 증시의 약화 진행을 고려하면 엔 강세는 그 지속에 회의를 품게 한다. 고이즈미 효과도 점차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주 뚜렷한 수급이나 요인의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엔의 향방은 다시 시장참가자의 적극적인 시선을 받게 될 전망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으로 바뀔만한 것이 없으며 모멘텀이나 특정 임팩트가 보이지 않는다"며 "굳건하게 중심에는 달러/엔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달러/엔의 추가 하락과 반등여부가 달러/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남아있는 롱마인드에는 달러/엔의 추가 하락여부가, 124엔대로 반등한다손 치더라도 1,310원 이상에서는 대기매물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엔화와 원화간의 속도 차이는 존재한다.
달러/엔의 급락 가능성이 변수이기 하지만 1,300원은 대체로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 기타 환율 향한 변수들 = 최근 약세기조에서 허덕거리고 있는 국내 증시의 움직임이 환율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심리의 불안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외국인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식 순매도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달들어 외국인은 14거래일 중 9거래일을 순매도했다.
수출과 함께 무역수지가 좋지 않다는 점도 달러 공급여부에 회의를 안겨주고 있다.
이달 들어 17일 현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나 준 48억5,300만달러로 무역수지 적자도 13억4,8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억3,400만달러보다 악화된데다 올 들어 같은 기간중에서도 1월의 14억5,300만달러 적자에 이어 두 번째로 커 수출부진 양상이 깊어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출이 생각보다 좋지 않음으로 인해 물량 공급이 다소 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지난주 기준율보다 대개 낮게 거래된 환율 수준으로 인해 나오지 못한 잠재매물이 기준율이 낮아진 상태에서 나올 수도 있다. 월말로 다가서고 있다는 점도 주 후반으로 갈수록 물량 공급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잠복해온 아르헨티나발 신흥시장의 위기감이 재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 불고 있는 냉랭한 바람이 언제쯤 잠재워 질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표] 은행권 딜러 환율전망치 (2001. 7. 23∼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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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러 전망치 전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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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고상준대리 1,300∼1,310 7. 21
조흥은행 김병돈과장 1,300∼1,310 7. 20
보스톤 김영천지배인 1,295∼1,315 7. 20
BNP 김종수부장 1,303∼1,309 7. 20
국민은행 김진권계장 1,295∼1,310 7. 21
제일은행 류동락과장 1,290∼1,310 7. 21
신한은행 박애련대리 1,295∼1,310 7. 21
도이치 신용석부지점장 1,295∼1,310 7. 20
스탠다드 양호선부장 1,300∼1,310 7. 20
HSBC 윤희준과장 1,300∼1,310 7. 20
체이스 이성희부지점장 1,295∼1,315 7. 20
아랍은행 정운갑지배인 1,298∼1,312 7. 20
ABN암로 정인우지배인 1,300∼1,310 7. 20
주택은행 조성익대리 1,300∼1,310 7. 20
NAB 홍승모과장 1,300∼1,317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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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위: 원)
** 전망치는 소속기관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닌 개인 의견임.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